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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나영일 즐거운 동화 여행 34
박상재 지음, 박경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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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저학년 인성동화 - 자립심

아바타 나영일

박상재 글, 박경민 그림, 가문비 어린이

 

  아바타란 제목에서 누군가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아이의 이야기라 짐작할 수 있다. 앞표지의 피아노, 수학학원 앞의 엄마와 뛰어가는 아이의 울 것 같은 얼굴이 여러 학원을 돌아야 하는 아이의 아바타 생활을 유추해본다. 좌측의 엄마, 싱긋웃는 우측의 핸드폰에 둘러싸여 중간에서 조정당하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바타 나영일'의 'ㅇ'이 아래 아이의 얼굴과 같은 것을 보며, 이 아이가 나영일이며, 아바타 생활을 하는 것은 영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국 글짓기 지도회 추천도서이다.  뒷표지를 보면, 영일이가 2학년 3반 교실 앞에서 울면서 전화를 하고 있다. 정장을 입은 아이의 울먹이며 전화하는 모습은 교실 안의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대조를 이룬다. 상단에는 국어 1~2학년군의 ①-나 8. 겪은 일을 써요부분과 교과연계되는 추천도서임을 명시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1, 2학년 대상의 책이란 걸 알 수 있다. 책은 가볍고 손에 잘 잡히는 A4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여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적합하다. 면지는 연두색으로 따뜻하고 희망찬 책이란 걸 알려주고 있다. 보통 차례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이 책은 일러스트를 넣어 죽 훑어봐도 알 수 있게 되어있다. 

 

  뒷표지의 그림이 본문에서 다시 나온다. 엄마가 입혀주는 옷을 입고, 반장선거에 나갔지만, 등교하자마자 복장부터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정견발표도 자신없게 하게 된다. 결국 당선이 되지 않은 영일이가 엄마에게서 온 전화를 받으며 울먹이는 상황이다. 떨어진 것도 속상한데, 이것저것 꼬치꼬치묻는 엄마때문에 울음을 또다시 터뜨리게 된다. 우리 아이도 얼마 전에 반장선거를 했다. 당선이 되지는 않았지만, 씩씩하게 2학기 때 반장하면된다며 5, 6학년 때는 전교회장을 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처음 선거라 준비는 미흡했지만, 다른 친구들의 정견표를 보면서 연설내용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과 친구들에게 신임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듯하다. 영일이는 바로 엄마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서 스스로 깨달을 시간이 부족했다.

 

   무서울 때는 즉각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영일이 이야기가 나온다. 늘,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해서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상황이다. 결국 별 것 아닌 일에 괜한 고자질이라는 결론이었지만,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이런 상황들이 엄마의 아바타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궁금하면 학교 쉬는시간에 언제나 전화해서 확인하는 엄마나,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핸드폰 단축번호1 번을 누르면 언제나 즉각 받아서 해결해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에, 영일이는 늘 곁에 함께 있다는 든든함과 동시에 생각이란 것은 할 틈 없이 무조건 엄마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 했다는 것에 공감한다. 

 

  영일이는 스케이트 타기가 무서워 벌벌 떨다가 친구의 놀림을 받고는, 오기가 생겨서 도전해서 스케이트를 잘 타게 된다. 여기서부터 영일이는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도전과 성취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영일이는 전화기를 꺼놓고 노는 작은 일탈을 하고, 혼자서 뭐든지 하는 민수를 보게된다.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도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핸드폰은 엄마와 영일이를 바로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영일이를 조정하는 리모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시를 받거나, 지시를 요구하는 아바타의 필수조건이자, 족쇄였다. 그래서, 마지막에서 영일이가 스스로 자립심을 키워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반납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된다.

 

  '아바타 나영일'은 내용이 너무나 극단적인 예이거나, 무리한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1, 2학년 아이들에게 맞는 자립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정도 부모의 보호 아래에 있지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에 있어서는 스스로 부딪혀서 해결하는 힘을 기르게 팽팽한 끈을 서로 조금 느슨하게 하자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영일이의 일기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팔꽃이 엄마라는 줄을 타고 잘 올라가기 때문이다. 줄이 없으면 나팔꽃이 잘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나팔꽃처럼 어려움을 이기고 활짝 꽃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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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간 낙타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9
고희선 글, 양우인.이지은 그림 / 나한기획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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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학원이 하나 생길 때 마다 그 옆엔 심리치료소가 하나씩 같이 생긴다는 우스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더이상 이 이야기가 우습지 않아진 것은, 우리 아이가 영어학원 다닐 나이가 되어서이다. 요즘 필수 학원은 얼마나 많은지. 그로인해 아이들은 얼마나 힘든가. 심리치료, 미술치료, 독서치료 치료 등이 더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9번, 바다를 건너간 낙타(글 고희선, 그림 양우인 이지은, 통합문학지료연구소)는 독서치료와 힐링을 위한 도서로 두려움 극복을 통한 진정한 자아실현과정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표지가 차갑고 딱딱한 매끈한 일반 동화책이 아니라, 오돌토돌한 엠보싱의 부드러운 느낌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해준다. 표지그림은 낙타와 물낙타가 조금 겹쳐지게 마주보고 있는데, 물낙타가 앞쪽에 있는 것이 물을 두려워함을 알려주는 듯 하다. 면지에는 앞부분은 뜨거운 태양들, 뒷부분은 돌고래들이 배열되어있는데, 글의 순서와 같이 프롤로그로 뜨거운 사막 배경으로 물을 찾는 이야기, 에필로그로 돌고래의 배려와 희생을 기리고 있다.  동화치고 상당히 페이지수가 많다. 64페이지이고, 글씨도 작은편이지만, 줄거리가 탄탄하고 재미있어서 한 번에 읽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재학중인 양우인 어린이가 그림을 담당했다. 아이다운 순수한 느낌이 나타난다. 원색을 많이 사용하여 드는 깨끗한 느낌, 지평선 분할과 꼼꼼한 색칠이 그러하다. 그림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낙타의 얼굴이다. 눈, 입, 콧구멍의 벌름거리는 느낌까지 상황에 따른 낙타의 표정이 섬세히 잘 표현되어있다. 

 

 

 이 책은 2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는 용기이다. 가뭄상황해결을 위해 하늘 물이 담긴 구슬을 찾아와야 하는데, 주인공 낙타는 물이 무서워서 떠날 수가 없다. 낙타에게 용기를 보여주는 인물이자, 낙타에게 용기를 내게 하는 인물은 두 명이 나온다. 스승님낙타와 돌고래이다. 스승님낙타는 자진해서 구슬을 찾아나서는 용기를 보여주었고, 쓰러져서 낙타가 용기를 내서 나서야 했다. 돌고래는 낙타에게 용기를 내서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했고, 자신도 해파리를 막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용기는 어느새 전파되는 힘이 있다. 겁이 많은 나지만, 엄마가 되고서는 일부러 내가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볼 때가 있다. 이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과 말투가 중요하다. 이까짓거, 대수라고. 강요, 위협으로 아이들을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하는 마음까지 만들 수는 없다.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는데, 이걸 좋은 쪽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려이다. 스승낙타는 자진해서 구슬을 찾아 나선다. "지금 당장 가지 않으면 모두 죽을지도 몰라. 그러니 내가 가는 거란다. 어짜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늙은 스승낙타가 구슬을 찾아 떠나며 하는 말이다. 타인을 배려하며 스스로 문제상황을 떠안고 처리해 나가려는 희생정신과 배려심을 잘 나타내는 대사다. 돌고래는 해파리의 공격에서 자신을 방패삼아 낙타의 구슬찾기를 도와준다. 결국 돌고래는 목숨을 잃게되는데, 낙타는 희생이 헛되지 않게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간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선뜻 나서는 일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쉽지가 않다.  어른이 되어서 배운것의 실천은 쉽지 않지만, 아이들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주면 어른들보다 자연스럽게 배어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다.

 

 

 낙타가 찾아온 구슬은 오아시스를 만들게 되었다. 그 동안 낙타의 갈기가 짙은 색으로 변하고, 발굽은 더 단단해지고, 눈빛도 흔들림이 없이 단정해지고, 돌고래가 준 목걸이는 낙타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낙타는 몸과 마음이 단정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으며 진정한 용기를 얻게되며 우정과 희생정신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서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의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우리아이들에게 어떻게 길러줘야 할까, 하나하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모든 것은 한 방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고, 낙타처럼 긴 여정 속에서 마음의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사건들이 하나 하나 잘 해결되어 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게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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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나영일 즐거운 동화 여행 34
박상재 지음, 박경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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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저학년 인성동화 - 자립심

아바타 나영일

박상재 글, 박경민 그림, 가문비 어린이

 

  아바타란 제목에서 누군가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아이의 이야기라 짐작할 수 있다. 앞표지의 피아노, 수학학원 앞의 엄마와 뛰어가는 아이의 울 것 같은 얼굴이 여러 학원을 돌아야 하는 아이의 아바타 생활을 유추해본다. 좌측의 엄마, 싱긋웃는 우측의 핸드폰에 둘러싸여 중간에서 조정당하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바타 나영일'의 'ㅇ'이 아래 아이의 얼굴과 같은 것을 보며, 이 아이가 나영일이며, 아바타 생활을 하는 것은 영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국 글짓기 지도회 추천도서이다.  뒷표지를 보면, 영일이가 2학년 3반 교실 앞에서 울면서 전화를 하고 있다. 정장을 입은 아이의 울먹이며 전화하는 모습은 교실 안의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대조를 이룬다. 상단에는 국어 1~2학년군의 ①-나 8. 겪은 일을 써요부분과 교과연계되는 추천도서임을 명시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1, 2학년 대상의 책이란 걸 알 수 있다. 책은 가볍고 손에 잘 잡히는 A4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여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 적합하다. 면지는 연두색으로 따뜻하고 희망찬 책이란 걸 알려주고 있다. 보통 차례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이 책은 일러스트를 넣어 죽 훑어봐도 알 수 있게 되어있다. 

 

  뒷표지의 그림이 본문에서 다시 나온다. 엄마가 입혀주는 옷을 입고, 반장선거에 나갔지만, 등교하자마자 복장부터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정견발표도 자신없게 하게 된다. 결국 당선이 되지 않은 영일이가 엄마에게서 온 전화를 받으며 울먹이는 상황이다. 떨어진 것도 속상한데, 이것저것 꼬치꼬치묻는 엄마때문에 울음을 또다시 터뜨리게 된다. 우리 아이도 얼마 전에 반장선거를 했다. 당선이 되지는 않았지만, 씩씩하게 2학기 때 반장하면된다며 5, 6학년 때는 전교회장을 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처음 선거라 준비는 미흡했지만, 다른 친구들의 정견표를 보면서 연설내용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과 친구들에게 신임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듯하다. 영일이는 바로 엄마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서 스스로 깨달을 시간이 부족했다.

 

   무서울 때는 즉각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영일이 이야기가 나온다. 늘,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해서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상황이다. 결국 별 것 아닌 일에 괜한 고자질이라는 결론이었지만,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이런 상황들이 엄마의 아바타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궁금하면 학교 쉬는시간에 언제나 전화해서 확인하는 엄마나,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핸드폰 단축번호1 번을 누르면 언제나 즉각 받아서 해결해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에, 영일이는 늘 곁에 함께 있다는 든든함과 동시에 생각이란 것은 할 틈 없이 무조건 엄마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 했다는 것에 공감한다. 

 

  영일이는 스케이트 타기가 무서워 벌벌 떨다가 친구의 놀림을 받고는, 오기가 생겨서 도전해서 스케이트를 잘 타게 된다. 여기서부터 영일이는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도전과 성취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 것이다. 영일이는 전화기를 꺼놓고 노는 작은 일탈을 하고, 혼자서 뭐든지 하는 민수를 보게된다.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도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핸드폰은 엄마와 영일이를 바로 이어주는 매개체이자 영일이를 조정하는 리모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시를 받거나, 지시를 요구하는 아바타의 필수조건이자, 족쇄였다. 그래서, 마지막에서 영일이가 스스로 자립심을 키워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반납하는 것으로 자유롭게 된다.

 

  '아바타 나영일'은 내용이 너무나 극단적인 예이거나, 무리한 상황을 연출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1, 2학년 아이들에게 맞는 자립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정도 부모의 보호 아래에 있지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에 있어서는 스스로 부딪혀서 해결하는 힘을 기르게 팽팽한 끈을 서로 조금 느슨하게 하자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영일이의 일기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팔꽃이 엄마라는 줄을 타고 잘 올라가기 때문이다. 줄이 없으면 나팔꽃이 잘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나팔꽃처럼 어려움을 이기고 활짝 꽃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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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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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노진서 지음, 엘로 그림, 이담 Books


어린날을 찾아가는 첫번째 편지부터 죽음까지 16 통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편지의 첫부분은 짧은 만화로 구성되어있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새 편지에 집중하게 해준다.

각 도입부의 만화는 그림이 몽환적이다. 가는 펜으로 매끈하지않게 여러선으로 두리뭉실하게 사물을 표현하는 것에서 나타난다. 색체도 탁한색을 선택하여 그 느낌을 더해준다. 또한, 그림의 프레임도 정형적이지 않게 손으로 비뚤비뚤하게 아구가 딱 맞지않게 되어있는 것이 추억의 아련함을 많이 나타내는 것과 잘 어우러진다.

두번째 편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노나라 임금이 날아든 바닷새를 위해 고기, 술, 음식을 극진히 대접했으나, 바닷새는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은 채 사흘만에 죽어버렸다. 우리 아이에 빗대어 이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아이에게 내 기준으로 배움을 강요는 것이 힘들게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내 아이를 바닷새처럼 죽이지말고, 차라리 풀어주고 바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라는 얘기다. 아이가 똑똑할 수록 그 기대감과 짐이 커진다. 아이가 훨훨 날아갈 수 있게 그 무게를 덜어주자. 내 부모에게 내가 바랬던 것처럼.

네 번째 편지에는 사랑에 관한 소설이 나온다. 공주와 사랑에 빠진 노예의 심판에 관한 내용이다. 심판시에 두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데, 한쪽에는 굶주린 호랑이가 있고 다른쪽에는 무조건 결혼해야하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 공주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힌트를 줘서 노예가 선택한다는 내용이다. 과연 질투와 사랑 중 어떤 것이 승리할 것인지. 저자는 질투쪽에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오히려 사랑쪽에도 무게를 실어주고 싶다. 아름답게 사랑했던 날들의 추억과, 수려한 용모의 아직도 사랑하는 사내를 똑바로 쳐다보며 호랑이 쪽으로 인도해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내에게도 공주의 몸짓만으로 거침없이 문을 선택하는 사랑과 믿음이 있는데, 거짓결혼 후에 다시 공주에게 돌아갈 여지가 있지 않겠는가.


아홉번째 편지에 나오는 시이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힘든 아버지의 모습에 숙연해진다. 마흔즈음의 보통 여자들에게는 이 시는 남편에게 더 어울리는 시다. 가장의 어깨에는, 남편의 어깨에는 항상 무거운 가족들이 얹혀있다. 가족의 사랑스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될 것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다. 마흔 즈음에 익숙한 정서와 작품들을 선택한 점도 그러하다. 각각의 편지에 해당하는 주제에 익숙한 이야기, 노래가사, 흥미로운 소설 등을 넣어서 하나하나의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어나가게 재치있게 구성되어 있다.

각 편지의 만화부분이 신선한 구성이다. 초반의 도입부에서늘 너무나도 익숙한 분위기로 시작되어 식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읽어나가면서 오히려 그러한 만화부분을 기대하면서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인생의 반쯤 달려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앞을 체크 하는 책이다. 나는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자 한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곱씹으며 살았지만, 마흔도 -식상하지만-다시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님을 안다.

마지막 만화는 어린시절부터 노년까지를 경험하고는 지하철에서 잠이 깨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난다. 반짝이던 시절의 나를 만나서 행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나는 반짝이던 시절보다 더 반짝이게 되길 희망한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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