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간 낙타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9
고희선 글, 양우인.이지은 그림 / 나한기획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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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학원이 하나 생길 때 마다 그 옆엔 심리치료소가 하나씩 같이 생긴다는 우스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더이상 이 이야기가 우습지 않아진 것은, 우리 아이가 영어학원 다닐 나이가 되어서이다. 요즘 필수 학원은 얼마나 많은지. 그로인해 아이들은 얼마나 힘든가. 심리치료, 미술치료, 독서치료 치료 등이 더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9번, 바다를 건너간 낙타(글 고희선, 그림 양우인 이지은, 통합문학지료연구소)는 독서치료와 힐링을 위한 도서로 두려움 극복을 통한 진정한 자아실현과정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표지가 차갑고 딱딱한 매끈한 일반 동화책이 아니라, 오돌토돌한 엠보싱의 부드러운 느낌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해준다. 표지그림은 낙타와 물낙타가 조금 겹쳐지게 마주보고 있는데, 물낙타가 앞쪽에 있는 것이 물을 두려워함을 알려주는 듯 하다. 면지에는 앞부분은 뜨거운 태양들, 뒷부분은 돌고래들이 배열되어있는데, 글의 순서와 같이 프롤로그로 뜨거운 사막 배경으로 물을 찾는 이야기, 에필로그로 돌고래의 배려와 희생을 기리고 있다.  동화치고 상당히 페이지수가 많다. 64페이지이고, 글씨도 작은편이지만, 줄거리가 탄탄하고 재미있어서 한 번에 읽어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재학중인 양우인 어린이가 그림을 담당했다. 아이다운 순수한 느낌이 나타난다. 원색을 많이 사용하여 드는 깨끗한 느낌, 지평선 분할과 꼼꼼한 색칠이 그러하다. 그림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낙타의 얼굴이다. 눈, 입, 콧구멍의 벌름거리는 느낌까지 상황에 따른 낙타의 표정이 섬세히 잘 표현되어있다. 

 

 

 이 책은 2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는 용기이다. 가뭄상황해결을 위해 하늘 물이 담긴 구슬을 찾아와야 하는데, 주인공 낙타는 물이 무서워서 떠날 수가 없다. 낙타에게 용기를 보여주는 인물이자, 낙타에게 용기를 내게 하는 인물은 두 명이 나온다. 스승님낙타와 돌고래이다. 스승님낙타는 자진해서 구슬을 찾아나서는 용기를 보여주었고, 쓰러져서 낙타가 용기를 내서 나서야 했다. 돌고래는 낙타에게 용기를 내서 바닷속으로 들어가게 했고, 자신도 해파리를 막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용기는 어느새 전파되는 힘이 있다. 겁이 많은 나지만, 엄마가 되고서는 일부러 내가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볼 때가 있다. 이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과 말투가 중요하다. 이까짓거, 대수라고. 강요, 위협으로 아이들을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하는 마음까지 만들 수는 없다.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는데, 이걸 좋은 쪽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려이다. 스승낙타는 자진해서 구슬을 찾아 나선다. "지금 당장 가지 않으면 모두 죽을지도 몰라. 그러니 내가 가는 거란다. 어짜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늙은 스승낙타가 구슬을 찾아 떠나며 하는 말이다. 타인을 배려하며 스스로 문제상황을 떠안고 처리해 나가려는 희생정신과 배려심을 잘 나타내는 대사다. 돌고래는 해파리의 공격에서 자신을 방패삼아 낙타의 구슬찾기를 도와준다. 결국 돌고래는 목숨을 잃게되는데, 낙타는 희생이 헛되지 않게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간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선뜻 나서는 일이란, 어른이 되어서도 쉽지가 않다.  어른이 되어서 배운것의 실천은 쉽지 않지만, 아이들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주면 어른들보다 자연스럽게 배어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다.

 

 

 낙타가 찾아온 구슬은 오아시스를 만들게 되었다. 그 동안 낙타의 갈기가 짙은 색으로 변하고, 발굽은 더 단단해지고, 눈빛도 흔들림이 없이 단정해지고, 돌고래가 준 목걸이는 낙타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낙타는 몸과 마음이 단정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으며 진정한 용기를 얻게되며 우정과 희생정신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서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의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우리아이들에게 어떻게 길러줘야 할까, 하나하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모든 것은 한 방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고, 낙타처럼 긴 여정 속에서 마음의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사건들이 하나 하나 잘 해결되어 나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자라게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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