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 ㅣ Entanglement 얽힘 4
예소연.전지영.한정현 지음 / 다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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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

 

 

우리는 종종 관계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삼키고,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하곤 하죠.

한국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앤솔러지 ‘얽힘’의 네 번째 프로젝트, 『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은 바로 그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머무는 자리를 집요하게 탐구해요.

예소연, 전지연, 한정현 세 작가는 현대 여성이 마주하는 일상적 불안과 관계의 균열을 각기 다른 결과 색채로 그려내면서도, 결국 하나의 커다란 정서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얽힘’의 첫 번째 『봄이 오면 녹는』, 두 번째 『가능하면 낯선 방향으로』는 내돈내산으로 재미있게 읽어서 ‘얽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세 번째 『재생 버튼』과 네 번째 『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은 좋은 기회로 서평단에 선정되어 다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는데요.

역시나 다음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얽힘’ 네 번째도 이전과 같이 세 편의 단편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듯한 묘한 일체감을 주고 있어요.

 

 

전지영 님의 <나쁜 가슴>은 관계 곳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위화감과 그로 인한 심리적 파동을 섬세하게 포착해요.

‘나쁜 가슴’이라는 상징적 소재를 통해 여성의 몸과 마음이 겪는 불안을 응시하죠.

 

 

한정현 님의 <가짜 여자친구>는 관계의 허구성과 실재 사이의 경계를 질문하며, 사회적 시선 속에서 우리가 연기해야만 하는 모습들과 그 뒤에 숨겨진 진심을 추적해요.

 

 

예소연 님의 <나의 체험학습>은 일상이라는 견고한 벽 아래 흐르는 서늘한 감정들을 드러내며, 학습된 관계 맺기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목소리가 무엇인지 묻고 있어요.

 

 

이 책의 제목인 ‘금지된 말들’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차단된 언어만을 뜻하지 않아요.

그것은 상대방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혹은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입 안으로 밀어 넣은 ‘인내의 언어’이기도 하죠.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불안을 안고 흔들리지만, 그 침묵의 시간을 통해 오히려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돼요.

말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관계의 긴장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지를 증명해요.

침묵은 단절이 아니라, 서로에게 닿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건너는 보이지 않는 다리인 셈이죠.

 

 

이 소설들은 ‘불안’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세 작가는 인물들을 무너뜨리는 대신, 그들이 불안 속에서도 어떻게든 삶을 지속하고 관계를 복원하려 애쓰는 과정에 주목하죠.

 

 

‘말하지 못한 말들이 인물들을 얽히게 하고, 침묵으로 견딘 시간이 이들을 새로운 자리로 이끈다’

이 문장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침묵의 시간을 통과하며 조금씩 변모해요.

그들은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결핍에 매몰되지 않고, ‘불안하지만 잘 건너가려는 마음’을 동력 삼아 다음 페이지로 나아가요.

 

 

『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은 현대 여성들의 내면 풍경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모두가 가슴 속에 품고 사는 ‘말하지 못한 방’을 위로해요.

전지영 님의 섬세함, 한정현 님의 깊이, 예소연 님의 개성이 어우러진 이 앤솔러지는 한국 문학이 관계의 본질을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결과물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서로에게 차마 내뱉지 못한 말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에요.

그것들은 이 소설 속 인물들처럼 우리의 삶 밑바닥을 지탱하는 단단한 주춧돌이 되어, 우리가 다음 관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답니다.

 

 

😍 다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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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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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데뷔작 『입에 대한 앙케트』로 일본 아마존 1위를 차지하며 '체험형 호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일본 호러 소설계의 무서운 신예, 세스지의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는 호러와 추리를 결합한 압도적인 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무대는 버려진 폐허, 이른바 ‘심령 명소’에요.

소설은 세 인물의 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요.

읽다 보면 마치 실시간 라이브 방송(유튜브)을 시청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죠.

조회수를 위해 심령 명소의 내용을 조작하고 재취재하는 프리랜서 편집자, 실제로 유령을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존재인 영매 능력을 갖춘 여성, 관심을 갈구하며 사건에 뛰어든 무명 유튜버.

이 세 사람이 폐허 속에서 나누는 대화는 서늘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우리를 사건의 한복판으로 거침없이 끌어들이죠.

 

 

작품 속 편집자는 심령 명소의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조작해요.

하지만 그 ‘조작된 가짜’ 위로 진짜 기이한 현상들이 겹쳐지기 시작할 때의 공포는 글로 다하기 어려웠어요.

저자는 ‘우리가 보고 있는 공포는 진실인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대 미디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파헤쳐요.

 

 

이 책의 진짜 묘미는 후반부에요.

단순히 무서운 장면 나열에 그치지 않고, 세 인물의 관계와 과거 복선들이 맞춰지며 치밀한 추리극으로 변모하죠.

질투, 증오, 집착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을 수 있는 어두운 감정들이 어떻게 비극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과정은 호러 장르의 가능성을 한 단계 확장했다는 찬사가 아깝지 않더라고요.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저자는 이번 신작을 통해 자신이 왜 ‘호러의 새로운 흐름’인지를 완벽히 증명한 것 같아요.

오늘 밤, 불을 끄고 이 서늘한 성지 순례에 동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오팬하우스(반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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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라는 돌
김유원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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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라는 돌』

 

 

김유원 님의 『심판이라는 돌』은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숙련도를 대체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는 인간미와 존엄이 무엇인지 야구라는 필드를 통해 날카롭게 질문하는 작품이에요.

특히 야구 팬들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과 중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소설이죠.

 

 

주인공 홍식은 한국 프로야구의 산증인이자, 필드 위에서 가장 공정해야 하는 심판이에요.

집에서는 다정한 아버지, 일터에서는 정확한 판정으로 존경받는 베테랑이죠.

하지만 한여름의 어느 날, 몸을 날린 타구에 맞고 쓰러진 그에게 돌아온 건 걱정보다 차가운 비난이었어요.

‘심판 때문에 졌다’

평생을 바쳐온 정체성이 단 한 마디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 소설은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해요.

 

 

최근 야구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이죠.

기계는 지치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오심이 없어요.

반면 인간은 실수를 하죠.

홍식은 비디오 판독과 ABS라는 거대한 기술의 파도 앞에서 자신이 점점 밀려나고 있음을 느껴요.

한국시리즈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발생한 오심은 결국 홍식을 ‘완벽한 기계’와 ‘불완전한 인간’의 대결로 몰아넣게 돼요.

 

 

책 제목인 『심판이라는 돌』은 참 중의적이에요.

심판의 위치가 주는 단단한 자부심이자, 때로는 누군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걸림돌이 되기도 하며, 무거운 비난을 견뎌내야 하는 바위 같은 무게감을 의미하기도 하죠.

소설은 단순히 야구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AI와 자동화가 인간의 숙련도를 대체하는 이 시대에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고 있어요.

 

 

기계는 완벽하지만 감동이 없죠.

홍식이 비난 속에서도 마스크를 고쳐 쓰는 이유는 그것이 그의 삶이자 책임이기 때문일 것이에요.

오늘도 사회라는 거대한 경기장에서 판정을 내리며 고군분투하는 모든 ‘홍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신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으니까.’라는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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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이 온다 - 우리는 진짜 인공지능을 보고 있는가?
아르빈드 나라야난.사야시 카푸르 지음, 강미경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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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이 온다』

 

 

‘AI는 만능 열쇠일까, 아니면 현대판 뱀의 기름일까?’

 

 

아르빈드 나라야난과 사야시 카푸르의 공저 『AI 버블이 온다』는 요즘 어딜 가나 들리는 AI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서늘한 진실을 파헤친 책이에요.

챗GPT가 세상을 바꾸고, AI가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지금, 왜 이 시점에 ‘버블’을 말하는 책을 읽어야 할까요?

 

 

‘뱀의 기름(Snake Oil)’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거 미국 서부 시대에는 모든 병을 고친다며 가짜 약인 ‘뱀의 기름’을 팔던 사기꾼들이 있었어요.

저자들은 오늘날의 AI 마케팅 중 상당수가 이와 비슷하다고 경고하죠.

이 책은 AI를 세 가지로 명확히 구분해요.

얼굴 인식, 외국어 번역 등은 이미 입증이 된 ‘성공적인 AI’죠.

생성형 AI는 유용하지만 ‘환각’ 증세가 있어 ‘절반 성공인 AI’고요.

마지막으로 재범 가능성, 채용 성과 예측 등 미래 예측 AI는 ‘가짜 AI’로 뱀의 기름에 해당하죠.

 

 

우리가 가장 주의해야 할 ‘예측형 AI’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AI는 미래를 점칠 수 없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부분이에요.

많은 기업이 AI를 이용해 ‘이 지원자가 입사 후 일을 잘할 것인가?’를 판단하려 하죠.

하지만 저자들은 이것이 ‘주사위 던지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해요.

인간의 삶은 너무나 복잡해서 과거 데이터 몇 조각으로 공식화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I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결과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어요.

 

 

‘말 잘하는 것’과 ‘진실을 아는 것’의 차이

최근 핫한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냉정해요.

AI가 문장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해서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죠.

우리는 AI의 언변에 속아 그 안에 담긴 오류와 편향성을 간과하곤 해요.

저자들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활용하는 ‘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요.

 

 

이 책은 AI 열풍 속에서 막연한 불안감이나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진 분들에게 ‘찬물’ 같은 명쾌함을 줘요.

기술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 어떤 AI가 진짜 가치가 있는지 선별하는 안목을 길러주고요.

AI가 내린 잘못된 결정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규제를 고민해야 하는지 화두를 던지고 있어요.

 

 

『AI 버블이 온다』는 AI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책이 아니에요.

오히려 진짜 혁신적인 기술을 지키기 위해, 가짜 기술(버블)을 걷어내자는 아주 생산적인 비판서죠.

AI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 학생, 투자자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며 ‘기술의 민낯’을 마주해 보시길 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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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아빠의 진짜수학 이야기 - 말로 하는 수학
박현욱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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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아빠의 진짜수학 이야기』

 

 

‘수학, 기술이 아니라 논리다!’

 

 

박현욱 님의 『변호사 아빠의 진짜수학 이야기』는 자녀 교육, 특히 ‘수학’ 때문에 고민이 많으신 엄빠에게 한 줄기 빛이 될 만한 책이에요.

현직 변호사가 쓴 수학 책이라니, 조금 생소하실텐데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수학은 결국 논리 싸움이구나’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답니다.

 

 

변호사는 복잡한 사건 속에서 핵심 쟁점을 찾고, 법리를 적용해 판사를 설득하는 직업이죠.

저자는 이 과정이 수학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놀랍도록 닮았다고 말해요.

많은 아이가 수학을 ‘공식 암기’와 ‘연산’으로만 생각해서 금방 지치곤 하죠.

하지만 이 책은 수학을 ‘상대방(출제자)을 논리로 설득하는 과정’으로 정의하며 패러다임을 바꿔주죠.

 

 

‘공식보다 정의(Definition)가 우선이다!’

우리는 보통 공식을 외우고 바로 문제 풀이에 들어가죠.

하지만 저자는 개념의 정의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요.

뿌리가 깊어야 흔들리지 않듯, 정의가 확실해야 변형 문제에서도 당황하지 않기 때문이죠.

 

 

양치기보다는 ‘깊게 파기’ (심화의 중요성)

수백 문제를 기계적으로 푸는 ‘양치기’ 공부법은 한계가 명확해요.

저자는 한 문제를 풀더라도 어떤 논리로 이 답이 도출되었는지를 스스로 추적하는 ‘생각하는 힘’을 강조해요.

이것이 바로 변호사가 사건을 분석하는 방식이죠.

 

 

공부 가성비를 높이는 ‘메타인지’

무작정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정답은 아니에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법, 그리고 틀린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진짜 오답 노트’ 활용법 등 현실적인 전략들이 가득해요.

 

 

이 책이 딱딱한 전략서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저자 역시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때문이에요.

수포자가 될까 봐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아이와 함께 성장한느 법을 제안하죠.

 

 

수학은 단순히 대학 입시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논리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는 도구에요.

우리 아이에게 ‘정답 맞히는 기술’ 대신 ‘생각하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 뱅만부의 서평모집을 통해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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