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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1 ㅣ 비룡소 클래식 43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제시 윌콕스 스미스 외 그림,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8년 11월
평점 :

『작은 아씨들』
어릴 적 기억 속 『작은 아씨들』은 그저 따뜻하고 우애 깊은 네 자매의 순정 만화 같은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머리가 자라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생계와 미래를 고민하는 어른이 되어 비룡소 출판사의 『작은 아씨들』을 다시 펼쳤을 때 완전히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왔죠.
이 책은 단순한 자매들의 성장 동화가 아니라, 19세기라는 거대한 시대의 벽 앞에서 펜 하나를 쥐고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인 한 여성 작가의 뜨거운 자서전이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제 마음이 가장 많이 머문 곳은 단연 둘째 ‘조(Jo)’였어요.
사회가 정해놓은 ‘조숙하고 조신한 여성’이라는 틀에 자신을 구겨 넣기보다, 내 의지대로 살고 싶어 안달하는 그 불완전함...
머리로는 현실을 알면서도 마음은 늘 이상을 품고 꿈틀대는 모습이 꼭 제 모습 같았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첫째 메그처럼 타인의 시선이나 현실적인 책임을 모른 척하지 못해 주춤거리는 순간들도 겹쳐 보였어요.
조의 열정을 품고 싶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메그처럼 망설이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의 초상 아닐까요?
조는 남북전쟁 당시 여성에게 요구되던 ‘치마 폭 안의 삶’을 거부해요.
탐나는 긴 머리를 선뜻 잘라 가족의 약값을 마련하고, 손가락에 번진 묵은 먹태를 훈장처럼 여기며 글로 돈을 벌어 독립하려 애쓰죠.
우리가 조를 사랑하는 건 그가 완벽해서가 아니에요.
화도 잘 내고, 거칠고, 외로움에 흔들리면서도 끝내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사실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기 때문이죠.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하고 싶은 우리 안의 욕망을 조가 가장 솔직하게 대변해 주고 있으니까요.
작품 속 시대(19세기)에 여성에게 결혼은 생존이자 유일한 경제적 울타리였어요.
직업을 갖기 힘들었던 시절, 결혼은 개인의 행복이라기보다 사회가 부여한 새로운 역할이자 생계의 수단에 가까웠죠.
아시다시피 오늘날은 많이 달라졌어요.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니까요.
그럼에도 결혼은 여전히 ‘개인의 행복’과 ‘가정과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게 만들죠.
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어요.
이제는 ‘결혼을 하지 않고 나 스스로를 책임지는 삶’ 역시 당당하고 가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존중받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원작자 루이자 메이 올콧 역시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위해 쉼 없이 펜을 돌려야 했던 가장이었어요.
평생 독신으로 살며 스스로를 구원했던 올콧에게 『작은 아씨들』은 자신의 생존기이자 시대에 던지는 서슬 푸른 질문이었을 것 같아요.
출판사의 강력한 요구 때문에 조를 독신으로 남겨두지 못하고 결혼시켰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시선도 많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결말도 충분히 진보적이라 생각해요.
백마 탄 왕자님(로리)과의 로맨틱한 판타지를 거절하고, 서로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함께 일터(학교)를 일궈나가는 현실적 동반자(베어 교수)를 선택했으니까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애쓰며,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
『작은 아씨들』이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 수많은 영화와 책으로 재탄생하는 건 단순히 자매들의 우애가 따뜻해서가 아니에요.
150년 전 자매들이 고민했던 이 질문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유효하기 때문이죠.
루이자 메이 올콧이 펜 끝으로 쏘아 올린 이 치열한 삶의 기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작은 아씨들’에게 여전히 다정한 위로이자 든든한 응원가로 울려 퍼지고 있어요.
성인이 되어 다시 읽어 본 『작은 아씨들』...
여러분도 펼쳐보시길, 특히 비룡소 버전을 적극 추천해요.
😍 @woojoos_story 진행 비룡소 @birbirs 도서지원으로 우주세문단 단톡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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