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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바람을 타고 ㅣ 허블청소년 5
추정경 지음 / 허블 / 2026년 10월
평점 :

『조선의 바람을 타고』
추정경 님의 『조선의 바람을 타고』는 역사와 SF가 만나 탄생한 신비롭고 뭉클한 이야기에요.
1759년 봄, 조선의 밤하늘에 커다란 꼬리를 남긴 별 하나가 떠오르죠.
온 세상이 변고의 징조라며 두려움에 떨던 그때, 국가의 하늘을 살피던 관상감 관원들은 스무닷새 동안 그 별의 위치, 밝기, 색깔, 모양을 빈틈없이 기록해요.
그 별이 바로 ‘핼리혜성’이고, 당시의 기록은 오늘날까지 <성변측후단자>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죠.
작은 별의 움직임 하나까지 놓치지 않던 철저한 기록의 나라 조선...
그런데 이 시점에 ‘무엇도 남겨서는 안 되는 사람’이 찾아와요.
그것도 삼백 년 뒤 미래에서, 그 별을 제 눈으로 직접 보겠다며 시간 여행을 감행한 채 말이죠.
소설은 실록을 볕과 바람에 말리던 조선시대의 의례인 ‘포쇄(曝曬)’와 핼리혜성 관측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실 위에,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밀스럽고 따뜻한 인연을 엮어내고 있어요.
역사와 SF의 결합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거나 생소할 줄 알았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가슴 한구석이 몽글몽글해지는 포근함에 사로잡혔어요.
우리는 흔히 역사를 교과서에 적힌 연도와 사건의 나열, 또는 이미 지나간 아득한 과거로만 생각하곤 하잖아요?
하지만 이 소설은 그 차가운 기록 뒤에 숨어 있던 ‘그 시절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숨결’을 생생하게 되살려내요.
스무닷새 동안 밤하늘을 찌를 듯한 열정으로 별을 관측했던 관상감 관원들의 마음, 그리고 30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까지 그 별을 직접 눈에 담고 싶어 했던 미래 방문자의 마음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줘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실록을 말리는 의례인 ‘포쇄(曝曬)’라는 역사적 장치였어요.
바람과 볕을 쬘 때마다 사락거리는 종이 소리 사이로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공간이 겹쳐지는 연출은 마치 제가 그 조선의 마당 한가운데 함께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죠.
아무것도 남겨서는 안 되는 인물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선명한 온기를 남기고 가는 모습에서는 묵직한 감동과 함께 깊은 위로를 받았어요.
결국 이 소설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건,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무언가를 간절히 기억하고 기록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닐까요?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역사가 사람과 사람을 다정하게 이어주는 따뜻한 바람처럼 다가오는, 오래도록 잔향이 남는 참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
과거와 미래, 그리고 그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는 바람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면 『조선의 바람을 타고』를 꼭 한번 펼쳐보길 바라요.
😍 르온서평단 @gbb_mom 모집을 통해 허블 @hubble_books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