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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2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평점 :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고이시 유카의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우리가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 드는 ‘완성된 책’ 뒤에 숨어 있는, 조금은 특별하고 진솔한 일터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이야기의 배경은 1896년 창립된 일본의 대표 출판사 신쵸사(新潮社)에요.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같은 고전 소설가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미야베 미유키, 미우라 시온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장들의 대표작(『인간 실격』, 『1Q84』, 『화차』 등)을 세상에 내놓은 곳이죠.
이 책은 바로 그 신쵸사에서도 가장 깐깐하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교열부’ 사람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어요.
주인공 쿠쥬 씨와 교열부 직원들은 매일 책상에 앉아 빨간펜과 두꺼운 사전을 펼쳐 들고 원고지 위를 훑어 내려가요.
이들의 일은 단순히 오탈자나 띄어쓰기를 바로잡는 수준에 그치지 않아요.
소설 속 인물이 타고 이동한 열차 시각표가 실제와 맞는지, 시대 배경에 맞는 단어나 물건이 등장했는지, 앞부분과 뒷부분에서 인물의 설정이나 행동에 논리적 모순은 없는지...
판권지에 이름 한 줄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 음지의 역할이지만, ‘누가 읽어도, 언제 읽어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든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따뜻하게 펼쳐져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책을 읽을 때는 작가의 문장이나 스토리에만 집중했지 그 문장이 내 눈앞에 깔끔하게 얹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길을 거쳤을지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 책을 덮고 난 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의 무게감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답니다.
작가의 뛰어난 문장을, 누군가는 뒤에서 더 훌륭한 문장으로 지켜내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는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위해 기꺼이 조연이 되는 쿠쥬 씨와 교열부 사람들...
묵묵히 빨간펜을 굴리며 사실을 검증하는 그들의 고집스러운 장인정신과 책에 대한 진정한 애정은, 숏폼 등의 컨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답니다.
다 읽고 나면 괜히 지금 읽고 있는 책의 표지와 판권지를 한 번 더 쓸어보게 되는, 마음에 묵직한 여운이 남는 따뜻한 책이었어요.
이런 분들께 권해요.
✔ 책과 문장을 사랑하는 독자
내가 좋아하는 소설 뒤에 숨겨진 든든한 조력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
✔ 출판/에디팅/글쓰기 관련 분야 종사자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직업적 자극과 깊은 공감이 필요하신 분
✔ 일상의 묵묵한 영웅들에게 위로받고 싶은 분
화려한 조명 밖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노동의 가치를 느끼고 싶은 분
스마트폰 스크롤을 잠시 멈추고, 수많은 사람의 정성과 교열을 거쳐 세상에 나온 책 한 권을 천천히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 르온서평단(단단한맘) 서평모집을 통해 서교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