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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을 위한 과학적 생각들 - 행동과학, 아이와 청소년 심리.행동문제의 답을 찾다
앤서니 비글런 지음, 박수철 옮김 / 이룸북 / 2017년 4월
평점 :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들었던 생각이었는데, 책의 마무리 부분에 첫 문장으로 쓰여져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 정도로 이 속담은 이 책을 아우르는 한 문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행동과학접근에서 아이의 성장과 관련된 요인들과 올바른 성장을 위한 방안들을 언급하고 있다. 발달이론에서 행동주의를 요약하자면 인간 발달은 환경으로부터 기인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따라서 이 책은 아이 주변의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로부터 시작한다. 즉, 부모, 가정변인, 학교, 교사, 또래, 대중매체, 기업문화, 정책 등 미시적 환경부터 거시적 환경으로 그 범위가 다양하다. 이 모든 환경이 한 아이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며, 올바른 성장을 이끌기 위한 환경이 무엇인지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단순히 명상이나 추측을 통한 주장이 아닌, 다양한 실험연구 결과들을 통해 그 설득력이 높이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아동의 부적절한 성장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여러 통계표를 근거로 주장을 하였고,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지고, 조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경쟁과 지위상승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아동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가치관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어 적절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얼마 전 대선을 앞둔 티비토론에서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대선후보들이 서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러한 정책공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이 성장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전체의 가치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경제적 발전을 최고로 추구하면서 배려보다는 물질적 가치관을 중시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범죄도 늘어나고, 사람들이 살기 힘든 사회문화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보다 낮다는 통계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대대적인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는 양적성장을 위한 과학기술발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인문학을 소외시키고 있다. 국가 경제정책에 발맞춰 대학과 기업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시점에서 우리는 더더욱 과학기술발전에만 목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미래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가치관이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사회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행복한 사회구현이 이루어지고, 그러한 사회발전이 지속적으로 순환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이나 아이의 성장과 관련된 교사들뿐 만아니라 기업가, 정책입안자 등 모두가 읽었으면 한다. 단순히 단기간의 아이 성장을 위한 책 내용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그 내용이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진화론적 관점에서 현재 아이의 성장이 우리의 미래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 아이 성장에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그 아이들이 성장하여 우리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미래에 또 다른 우리 아이의 성장에도 좋은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아이 성장에 좋은 환경인지 고민해보고,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 환경차원에서 고민하고, 방향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