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 12가지 법칙으로 다가오는 피할 수 없는 것들
케빈 켈리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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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약 30년전 개봉된 영화 백투더퓨처를 통해 우리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리고 영화 속 미래는 어느덧 우리에게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영화 속 미래가 지금의 현실과 많이 다르지 않고, 아주 잘 예측되었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영화 속 미래에서 웨어러블 안경을 쓰고 티비를 보거나 전화를 받는 모습이었는데, 과거에는 저것이 가능할까 의심했던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기기로 사용되어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 속 태블릿 PC3D 영화를 보는 장면 또한 우리에겐 너무나도 친숙한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 이후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려고 했지만,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느 순간,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게 된 듯하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미래는 초풍부함의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 현재도 과거 10년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경험하는 과학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변화되었고, 복잡해졌다. 이러한 변화를 근거로 향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30년전 백투더퓨처가 예언한 미래와는 그 질과 양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더더욱 미래사회를 예측하거나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책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과학기술발전이 급변하는 이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주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매력적인 것은 단순히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책들처럼 현재를 기반으로 한 단기적 차원의 변화를 언급하였다기보다는 사회변화의 원동력인 과학기술의 특성에 기반을 두고 보다 근원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과학기술의 발전은 특정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바로 12가지 방향이다. 이 방향성은 과학기술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변화할 지라도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본다. 따라서 이 12가지 방향성을 인지하는 것이 미래사회의 근본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바로 12가지 법칙은 영어 그대로 표현하자면, becoming, cognifying, flowing, screening, accessing, sharing, filtering, remixing, interacting, tracking, questioning, beginning이다. 모두 동사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 과학기술의 계속성을 의미하고, 그 방향성이 종결된 형태가 아닌 계속된 과정의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법칙들만을 가지고도 미래는 거대한 살아있는 생물체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그 미래는 우리가 직접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법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cognifying이다. 이 법칙에서 주로 등장하는 것이 AI 인공지능이다. 우리는 최근 미래를 언급하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을 이기는 AI의 능력때문이고, AI의 등장으로 사람의 직업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문제를 아주 단순하게 해결하듯 이야기한다. , AI에게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 하기 힘든 것을 인지화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AI로 인해 소멸된 직업을 대체하는 더 많은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것도 언급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책들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다. 과거 1치 산업혁명을 겪기전 대부분의 사람들의 직업은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1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농사를 대신해 주면서 다른 서비스 직업이 많이 생겨났고, 사람들은 그 일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AI에게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넘기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직업이 생겨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AI 등장을 두려워하기보다는 AI와 상호작용하여 보다 생산적 일을 할 수 있는 협력적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지만 미래를 거부할 수는 없다. 미래를 받아들이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또다른 법칙 sharing에서 특히 강조된다. 현재는 여러 가지 저작권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는 저작권을 고집하기보다는 공유를 통해 더욱 발전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과 공유의 측면에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요구된다. 인터넷망을 통해 많은 것이 공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작권을 요구할 수 있는 것마저 공유되어야 하는 지는 의문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바로 questioning이다. 지금 현재의 과학은 questioning 보다는 answering을 하고 있다. 따라서 qeustioning은 어쩌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고,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도 인용되었듯이 피카소는 이런 말을 했다. “컴퓨터는 쓸모가 없어. 답만 하니까그리고 인류역사에서 유명한 과학자들은 질문을 통해 과학적 발견을 했다. 따라서 미래사회에서 인간은 계속적으로 가치를 생산할 질문을 떠올리고, 그리고 어느 미래에는 질문마저 할 수 있는 기술이 나타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의 삶이 어느덧 완전히 과학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며, 미래가 될수록 더더욱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대단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느끼는 감정은 역시나 가슴벅찬 기대감 보다는 두려움이다. 첫째, 나 자신을 과학기술을 통해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궁금한 것이 있거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즐겨찾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언가를 검색어로 입력하여 찾고, 답을 얻는다. 이러한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 나에게 어울리는 추천 싸이트, 추천 상품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나도 모르던 나를 특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천 사이트와 추천 상품을 선택하는 선택의 간편함속에서 나는 나를 더욱 과학기술이 인지하는 나로 만들어갈 수 있다. 둘째, 나는 더욱더 타인에게 추적당하기 쉬워질 것이다. 과학기술에 내 삶을 완전히 의존하게 됨으로써 우리는 ID와 비번이 해킹당하는 순간, 내 정보는 모두 추적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편리함을 이유로 그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다. 누군가 과학기술이 그만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나를 반복적으로 초기화시키는 무기력함을 주기때문이고, 그 역효과도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고, 어떻게 우리가 대응해야 할 것인지 근원적 측면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스스로 어떤 규범과 규칙이 필요하고, 약속과 교육이 필요할 지도 먼저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무기력해지기 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처하는 나에대한 신념을 갖게 될 것이고, 과학기술 사용의 역효과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책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모두가 꼭 읽고 생각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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