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나라를 다시 만들 때가 되었나이다
송복 지음 / 시루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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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을 하면서, 역사 속 유명 시대와 사건의 대표되는 유명한 위인들에만 초점을 맞추어오던 지금까지의 역사극이 그 위인들 옆에 베일에 싸였던 그 외 인물들로 관심을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즉, 늘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역사를 이성계나 이방원에 초점을 맞춰오던 것이 새롭게 정도전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역사적 관점의 방향전환과 일맥상통한 책인 거 같다. 즉,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늘 이순신의 관점에서만 주로 바라왔지만, 이 책은 류성룡이라는 선비를 통해 그 사건과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순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던 임진왜란은 주로 그 시대 정치가들의 무능감이 비춰지며, 이순신의 전쟁 전략들이 담겨져 있어 그의 영웅심을 느낄 수 있었던 역사였다. 하지만 류성룡이라는 선비를 통해 바라본 그 시대의 역사는 보다 나라를 꾸리는 데 있어서 반성적 시각과 나라를 운영하는 근본에 대한 시각이 담겨져 있다. 즉, 그동안 무능감으로만 감춰진 그 시대의 정치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고, 이후 지금의 우리에게 던지는 정치적 시사점을 찾아보게 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 책은 류성룡의 「징비록」에 담긴 내용을 통해 조선의 정치적 문제점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지금까지도 그 문제점과 고질병이 아직도 고쳐지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류성룡은 나라의 문제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노력이 있어야 나라가 성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율곡 또한 나라를 만간대하(萬間大廈)로 비유하면서 한 곳이 성치 않은데 오랫동안 방치하면 집이 차츰 썩어가고, 근근이 날만 넘기며 지탱하는 형국이 되어 나중에는 붕괴할 날만 기다리는 집과 같다고 언급하였다. 현대 우리가 겪은 세월호 사건이나 지하철 사건, 화재 사건 등 여러 사건들이 썩어있는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형상과 같다. 류성룡은 정치적 문제점 중의 하나로 조급증과 망각이라고 언급하였는데, 이 또한 지금의 우리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우리는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사건 등 여러 문제들을 경험했지만, 이를 망각하고, 그 근본을 고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거나 조급하게 단순히 보여 지는 것만 수습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류성룡이 꼬집었던 조선의 문제점이 지금도 비춰지는 것을 느끼면서 역사를 바로 접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바로 접한다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면밀히 살펴, 향후 동일한 사건을 경험할 때, 과거에 비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기 위한 자세와 태도를 배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역사를 바로 접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도 지금까지 역사를 단순하게 바라보던 관점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된다. 즉, 단순히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한 시대의 영웅이 나타나기만을 바라는 태도를 갖게 되었고,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역사속 사건이나 인물을 이해하는 역사이해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를 반영한 현대를 바르게 살아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처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로 인해, 과거 한 나라를 정치하는 여러 관점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독자 스스로도 그 시대의 주변인물로 역사에 참여하여 여러 정치적 관점을 이해하고, 사고하며, 옳은 관점을 함께 지지하게 되면서 보다 역사를 바로 이해하는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관점의 역사서와 역사극이 많이 등장하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도 과거를 반영한 더 나은 모습이 갖춰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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