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 낡은 습관과 두려움, 충동에서 벗어나기
페마 초드론 지음, 김미옥 옮김 / 담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나름 중요한 일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고, ‘잠시 멈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보다 행복한 휴식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이 책을 선택하고, 휴식을 계획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달콤한 휴식이라는 것이 있을까? 휴식을 취하는 그 순간 정말 행복할까? 오히려 정말 잘 쉬었다고 생각할만큼 행복해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과정에서 내 안에서 나 자신이 또 치열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들 이었었다.

달콤한 휴식을 계획하고, 그 휴식을 경험해보고, 오히려 휴식이후 더 힘들다고 느껴 본 사람이라면 이 생각이 무엇인지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내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내가 계획했던 휴식 시간에도 여러 가지 일의 뒷마무리가 잘 되었는지 걱정이 들었고, 또 앞으로 내가 할 일에 대해서도 불안한 생각이 들었으며, 괜히 지나갔던 나쁜 일들까지 기억되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래서 몸은 쉬고 있었지만, 마음과 정신은 불안한 감정에 휩싸였던 거 같다. 그러면서 이 책을 한 장씩 읽고 있었다.

이 책은 센파에 대해 언급하며, 내가 지금 현재 나를 아우르는 모든 감정과 사실을 직시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잠시 멈춰 떨어져 그 감정과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것을 이야기 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좋은 말이구나 싶었는데, 점차 이 책의 내용을 쫓아 불안한 내 감정이 무엇인지 직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멈춰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랬더니, 나를 휘두르고 있던 그런 사실과 감정들은 별거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고, 오히려 그 생각들에게서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감정이 뇌에서 머무르는 수명시간은 1분 30초 밖에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소멸되어 가는 감정을 계속 되뇌이고, 그 감정과 계속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되어간다고 언급하였다. 사실 생각하면 정말 그랬던 거 같다. 불안한 감정들을 나는 계속 되뇌였고, 그 감정들과 내면의 대화를 나누며 나도 모르게 그것들을 키워갔던 거 같다. 경험적으로 보아도 힘든 일을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공유하면 해소되는 느낌보다는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더 극대화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을수록 혼자서 삭히려고 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 혼자서 내면과 나눈 대화도 중단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생각의 쉼표를 찍고, 잠시 그 감정에서 잠시 멈춰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정한 삶의 기준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하고, 어떤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힘들어 한다. 그 때 겪는 감정을 센파라고 한다. 이러한 센파는 모두 동일한 것이기 보다는 자신만의 특별한 것이다. 따라서 나를 다스려야 이 센파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묻고 싶다. 하늘을 바라보면 거대함 앞에서 초라해진 나를 느끼게 된다. 그 하늘아래 나는 하나의 점일 뿐이다. 그런 내가 가진 삶의 기준이나 내가 느끼는 엄청난 불안조차도 하나의 사소한 일일뿐인 것이다. 나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에게 일어나는 그 모든 일은 크게 느껴질 뿐이고, 나를 휘두르게 된다. 하지만, 나는 객관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딜라이 라마가 언급한 행복도 그러한 것이다. 행복이란 나에게 부정적 감정이 전혀 없거나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내 안에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작게 여기고 사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조금씩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든 일에 휘둘려 복잡한 감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 혹은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같이 진정한 휴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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