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때는 시를 읽으렴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ㅣ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시를 읽는 즐거움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에 잠기게 만든 책이었다.

과거 시를 읽어보긴 하였지만, 시에 쓰인 단어들의 은유적 표현을 하나하나 음미하기에는 너무 바쁘게 살아서 인지, 아니면 시구 하나하나를 생각하며 읽기에는 어떤 조그만 여유조차 없었던 이유에서인지 시를 그렇게 가슴에 와 닿게, 새겨 읽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끼기에도 많이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시에 대한 태도를 변하게 하였다.

책의 제목부터 무언가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딱 떨어지는 단어로 그 안에 내포된 여러 감정들을 잘 설명할 수 없지만 그 관계 속에는 무언가 애잔하면서도 사랑이 듬뿍 담긴 그러한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대부분이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감정을 제목에 스며들게 만들어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무언가 자녀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참이나 기대와 같은 긍정적 감정을 주로 내포하고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였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이야기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라는 그런 교훈적인 내용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오히려 상처받은 우리를 이해하고 있었고, 그런 우리를 애뜻한 감정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었다. 흔히 어른들의 시선에서 우리의 상처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런 태도는 우리를 지치게 하거나 더 힘들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시들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고, 더욱 이 책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었다.

한 명의 작가가 쓴 시가 아닌, 여러 유명 작가들이 쓴 시가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느낌의 시들이 서로 다른 장르의 노래를 듣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여러 파장으로 다가와 다양한 감동으로 움직이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시를 사랑하게 되었고, 시를 읽을 수 있는 여유가 무엇인지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한층 더 내 자신이 성숙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