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녀에게 행복을 위한 자신만의 신념으로 어떠한 액션을 취한다. 그렇다면 그 아이는 진정 행복할까? 그것이 부모의 자기만족은 아닐까?

 이 책은 읽는 동안 이런 의문들을 만들어 냈다. 일단 이 책은 명쾌하게 ‘행복은 그것을 느끼는 자신이 심판관이다’ 고 말한다. 즉, 내 행복은 내가 판단하는 것이고, 내 아이의 행복은 내 아이가 판단하는 것이라는 거다. 아마도 서로 다른 시각에서 행복을 판단하게 되는 잘못된 오류들이 만들어 낸 사회 풍조가 신세대니, 구세대니, 세대차이니 하는 말들일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행복을 젊은 자녀도 똑같이 행복이라 여길 것이라 믿고 무언가를 강요하는 것, 여기에서 세대 차이가 생겨나게 되는 것 같다. 즉 야구의 심판이 축구 경기의 승부를 심판할 수 없듯이, 다른 누구의 행복을 내가 심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전달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의 행복이 전해진 생생한 말들을 엿볼 수 있다. 책에 쓰인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읽으면서 진정 행복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고, 사람의 생각에 따라 행복이 결정될 수 있겠구나 다시 한 번 이미 알고 있었던 진리를 마음으로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고, 행복을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른의 다양함 보다는 아이들끼리의 공통적인 부분이 많이 있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아이가 경험한 환경과 세계의 폭이 어른 보다 좁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많은 행복을 경험한다. 부모가 나를 어떻게 대하고,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주었는지 등에 따라 행복을 경험한다. 이 부분을 읽는 동안 아동학대와 관련한 내용이 간간히 소개되었는데, 미성숙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불행한 아이로 만들고 있었다. 부모라는 존재가 아이의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책임이 있는 존재임을 느끼고, 항상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부모라는 역할을 맡기 전에 즉, 아이를 갖기 전에 아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책임감을 먼저 마음에 확고히 담는 것이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들의 무분별한 성적 만족으로 무책임하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이를 갖지는 말라는 것이다. 결코 부모가 되는 것은 장난감을 가지거나 애완 동물을 기르듯 쉽거나 재미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경험하는 환경의 폭이 넓어지고, 행복을 경험하는 기회도 많아지게 된다. 아이에게 자연 속에서 여러 가지 감각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도 아이가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나도 토닥토닥 빗소리에, 그리고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에, 뽀도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쨍쨍 빛나는 햇볕과 시원한 계곡물 소리에, 그리고 짹짹 울어대는 새 소리와 계절을 알려주는 매미소리, 귀뚜라미 소리에 행복을 느끼곤 한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정서를 갖게 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고 한다. 예전에 비하면 삭막해지고, 도시의 소음 밖에 경험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이런 자연을 경험하게 해주려면 우리 어른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자연을 찾아 아이와 함께 떠나고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들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많은 흥미 있는 연구들과 의미 있는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읽는 동안 쓰여 진 내용에 많은 신뢰가 갔다. 특히 아이의 행복을 위한 교육적인 측면에서 그러한 연구 결과들이 많이 흥미로웠고, 실생활에 필요한 내용들이 연구되어 결과까지 밝혀지면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 특히 바나나가 아이의 행복을 위해 좋은 음식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행복에 관한 진리와 사실들을 다시 연구를 통해 입증해주고, 우리가 의심을 품지 말고 그대로 행할 수 있게 의지를 갖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의심하고, 주저하는 것을 확신하게 만들어 주었고, 행복에 관해 힘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아이를 갖게 된 사람들, 부모가 될 사람들에게 특히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