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페데리코 두케스네 지음 / 이덴슬리벨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통해 나 또한 주인공 캄피씨처럼 내 자신에게 그리고 내 주변의 모든 것들에게 시니컬하게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 책은 그냥 무덤덤하게 살아왔던 내게 나와 내 주변을 다시 되돌아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삶을 고되게 여기고 타인의 삶보다 평가 절하시키거나 혹은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고 의미 없이 살아간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동경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이 동경하는 삶의 직업 군이 바로 주인공 캄피씨의 직업처럼 변호사 같은 흔히 말하는 ‘~사’라는 ‘사’자 돌림의 직업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변호사 캄피씨마저도 우리들처럼 자신의 삶에 대해 시니컬한 반응이다. 부러울 것만 같았던 그들의 삶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그들도 우리처럼 구질구질하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읽는 동안 입가에 냉소적 미소를 연신 띄우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마치 한 남자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사소한 일상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고, 그 일상을 통찰하며 비꼬는 남자의 개인적 시각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절대 객관적이지 않고, 어떤 검증 절차도 없는 개인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훔쳐보는 느낌에 여느 다른 책을 읽는 것과는 그 느낌이 분명 달랐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고, 꾸밈없는 솔직함을 만난 것 같아 무척 신선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아이러니’, 모순 그 자체였다. 제목의 ‘눈물나게 시니컬하다’라는 식의 표현도 그러했고,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 캄피씨의 태도 모든 것이 그러하게 느껴졌다. 즉, 저자가 그 자신과 그의 삶, 그리고 변호사라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에, 이토록 시니컬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도 자신의 동료를 평가하는 부분에서는 이런 아이러니함이 잘 들어나 있었다. 동료인 니콜라에게 애정이 있고, 니콜라와의 관계에서 발전을 모색하고 싶었기에 그의 행동과 말투에 섬세하리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냉소적이다. 만약 관심조차 없었다면, 책에 제시된 것처럼 냉소적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간혹 본문에 그를 향한 애정어린 단어들이 툭툭 내뱉어지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아무 의미를 두지 않고 살았던 내 삶에 대한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오히려 주인공 캄피처럼 좀 더 시니컬했다면 내 모든 것에 반응하고 살았다면 좀 더 발전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미련도 생겼다. 정말 흥미롭게 캄피씨의 일상을 훔쳐보며 그와 함께 생각하게 되었고, 어느덧 그의 시선처럼 나 또한 내 주변과 내 자신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내 자신을 동정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참 아이러니한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정말 흥미로운 책 읽기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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