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라 함은 그것이 탄생하게 된 사람들의 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그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이 한데 묻어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설적 이야기를 만들어 내 퍼트림으로써 사람들을 계몽하고자 하고,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감화되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또한 권선징악적인 유교사상이 물씬 품기는 전설들이 많다. 이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선을 행하고, 악한 행동을 미워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전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양의 전설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이 짤막한 이야기 형식이라 꼭 할머니가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해서 다른 책들을 읽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이 책 안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로빈후드나 신데렐라와 같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공주의 모습도 대부분이 서양의 공주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전설이나 민담의 위대함이 새삼 다시 느껴졌다. 그것의 특징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것이다 보니 이야기 자체가 노래로 만들어져 불려지기도 하고, 하나의 놀이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아무런 의식 없이 놀이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가치관을 접하고 내면화하게 된 것이다. 손뼉을 치며 신데렐라 노래를 흥얼거린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또 흥미로웠던 것은 영웅들의 이야기다. 각 나라별로 영웅들의 전설을 들여다보아도 그 나라의 문화적, 지리적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북유럽의 바이킹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한 귀신의 이야기에서도 각 나라별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예로 루마니아의 드라큐라와 우리나라의 귀신이 다르듯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듯 각 나라의 전설들을 영웅이나 귀신, 요정 등의 카테고리로 묶어 서로 비교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만약 이 책을 재미난 이야기로만 읽었다면 이 책을 완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서로 같은 카테고리의 이야기를 비교하고 그 안에 내재된 의식들을 이해한 후에야 비로서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동양편의 전설도 꼭 읽어보고 싶다. 서양과 동양을 비교하는 재미가 아주 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