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대통령, 노무현 할아버지의 삶과 꿈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18
이채윤 지음, 오주연 그림 / 스코프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제가 있는 날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바로 다음 날이라서 인지 오늘을 시작하는 마음이 다른 여느 때와는 많이 달랐다. 어제 밤에 난 이 책의 첫 장을 펼쳤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기까지 한 순간도 책을 그만 덮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떨 때는 웃으며, 어떨 때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추억하며 이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다시 오늘 이 서평을 쓰며 어제 만난 그를 다시 기억해본다.

 이 책은 고인의 자서전으로 유명한 ‘여보 나좀 도와줘’의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이미 자서전을 읽었던 나였지만,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자서전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자서전은 그의 손과 입을 통해 과거의 사실들이 담백하게 전해지고, 그의 투박한 말투처럼 하나하나 자신의 과거를 툭툭 열거해나가는 형식이었다. 이 책에 비하면 어쩌면 무미건조하다고 해야 할까? 노무현 그 자신이 낭만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을 것이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반면에 이 책은 그가 고인이 된 후 아이들을 위한 위인전 형식으로 쓰여 진 책이다. 여느 위인전들이 그러하듯 어떠한 사실을 근거로 새롭게 각색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자서전에서 단지 하나의 문장으로 담담히 밝힌 사실들이 이 책에서는 하나의 감동적인 사건이 되어 있고, 상대와 주고받는 대화가 담긴 하나의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다시 탄생 되어 있었다. 그렇게 각색된 글들은 나로 하여금 그 사건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그 당시로 돌아가 그를 만난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또한 그를 향한 애잔한 마음도 가질 수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함께 안타까워하고, 다른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는 그와 함께 호흡하는 것 같았다.

 책은 여러 사건을 중심으로 짤막짤막하게 구성되어 있어 조금의 지루함도 느끼지 못했다. 또한 책 중간 중간 대통령 시절 동안의 그가 어린이들과 함께 했던 모습이 담긴 익살스런 사진들과 그의 진정성이 투영된 말, 그리고 글이 함께 실려 있었다.

 과거 나는 퀴리부인, 에디슨, 뉴턴, 링컨 등과 같은 서구의 위인전을 우리나라 위인전보다 더 많이 읽고 자랐다. 물론 위인의 업적을 동서로 구분하고, 우리나라 사람 다른 나라 사람 구분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 줄은 알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제 나라 안에서 위인을 만들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도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먼저 평가 절하시키니 말이다.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도 미국의 조지워싱턴부터 링컨 그리고 루스벨트 등과 같은 존경받는 대통령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어느 누구도 100% 위대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위대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읽혀지는 이 책이 우리의 정서 풍토를 바꾸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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