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시민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그의 동생 유시주가 쓴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서평 같은 느낌의 글에서였다.

그 이후로 난 유시민의 글을 참 좋아한다.

그는 글을 멋스럽게 꾸미지 않는다. 철저히 독자를 배려하는 글을 쓴다.

물론 어렵고 다양한 학문적 내용도 책안에 적절히 포함시키지만 적절한 설명이 뒤따라

무언가 배우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해 난 그의 글을 참 좋아한다.

후불제 민주주의, 이 책은 우리가 프랑스나 미국처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지도 그리고 남북전쟁과 같은 기나긴 투쟁의 시민혁명들을 거치지 않고 민주주의를 이뤄냈고, 또한 빨리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한 것에 대해. 민주주의 도착점에 무사안일하게 도착한 것에 대해.

지금에서야 민주주의를 위한 고된 값을 치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고통의 값을 치르지 않고는 맛볼 수 없는 위대한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싶었던 듯하다.

수많은 피와 열정과 기나긴 그리고 끈질긴 노력이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민주주의를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안일하게 헌법에 등재시켰다.

그리고 국민들은 헌법 안에 담겨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에 대한 말을 가슴 깊이 생각해보고나 고마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야 그 고된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치르는 지금의 힘듦이 성숙하고, 참된 민주주의를 우리 마음속에 뿌리 내리게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훗날 헌법 1조에 명시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는 말만으로도 가슴 벅차오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현 시대 상황을 반성해볼 수 있었다. 저자는 대통령을 5년의 계약직 공무원이라고 했다. 정말 그러했다. 저자는 우리에게 고질적인 문화적 유전인자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 삼국시대부터 일인 전제정권 시대에 살았던 우리는 왕에게 순종하고자 하고, 왕에게 의존하고자 하는 문화적 유전인자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종이후 사회는 바뀌었다. 물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그런 문화적 유전인자를 잘 이용했고, 잘 누렸다. 우리가 전제왕권 시대가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된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그 문화적 유전인자부터 없애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즉 지금의 ‘역으로 가는 민주주의’의 화살도 대통령이 아닌 대다수의 국민에게 돌려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됐다. 지금의 대통령 전에 우리는 국민 주권을 강조했던 그리고 평범한 계약직 공무원이기에 왕이 아닌 사람이기에 솔직했던 그리고 권력과 맞서고 투쟁하고자 했던 대통령을 대통령에 맞지 않게 경박하다고 손가락질 하고 여느 집 똥개 놀리듯 했던 분이 계셨다. 그 때의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을 원했던 것인지 전제왕권 시대의 왕을 원했던 것인지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 왕이 된 듯 소비를 하면서도 더 풍요롭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경제 대통령을 뽑았다. 바로 우리의 손으로 50%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만든 것도 바로 우리들이다. 과거 독일의 히틀러를 독일 국민이 뽑은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 관련한 단어 하나하나를 경솔히 여겼던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준다.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의미인지, ‘국민주권’이 얼마나 가슴 벅찬 단어인지 친절히 깨우쳐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의 재미는 권력의 실재부분이다. 장관을 했던 저자의 이력 때문인지 대통령 이하 장관들의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대통령이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자신의 일화를 들어서도 설명을 해주니 무척 재미있었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아직도 고된 나날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고된 값을 치르고 나면 진정한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난 유시민을 통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그를 통해 지금의 현 상황을 조금 돌아보고 우리 안에 고질적 문화 유전인자는 없는지 양복 입은 침팬지와 같은 권력자들은 없는지 반성해보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우리 국민 모두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고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