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 마음을 담은 그릇
호연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말 그대로 도자기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려 상감청자나 신석기 시대의 빗살무늬 토기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실제 사진과 더불어 설명하고 있다.

내가 도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혹은 도자기에 관련되어 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답은 전혀 그러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도자기’라는 제목과 400page에 달하는 두꺼운 두께의 이 책을 보고 안을 들여다 볼 엄두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책 표지에 그려진 까만 머리의 여자 아이그림이 눈에 띄었다. 또한 여러 재미있는 그림들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책을 열어 본 순간 이 책을 사고야 말았다.

이 책은 도자기라는 전문적인 내용을 풀이해 내는 데 있어 만화적인 기법으로 유머러스하게 접근하고 있다. 400page가 넘는 이 책을 1시간 만에 읽었다면 얼마나 재미있는지 충분히 설명이 될 것이다.

이 책안에는 도자기에 새겨진 여러 무늬들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상상이 담겨져 있고, 도자기의 여러 명칭과 구조, 그리고 종류 등 도자기 전반에 관해 작가 자신의 일상과 연결시켜 상상을 포함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책 안에 담은 내용이 작가의 상상이라고 하여 극히 만화적이고 허무맹랑한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작가 자신의 일상과 연결시키다 보니 그 안에서 발견한 삶에 대한 철학도 담겨져 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나와 동시대 인물인 이 책의 주인공의 삶이 나와 너무 닮았고, 또한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여 도자기 속에 똑같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삶에 대한 철학은 불변의 것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도자기를 통해 마치 옛 조상의 숨결을 느끼는 듯 했다.

어찌됐건, 참 재미있게 도자기에 대해 많이 배우고, 나 자신 또한 작가처럼 여러 도자기 사진을 보며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읽는 내내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거 같다.

처음 이 책의 첫 표지를 넘기면서 읽은 구절 가운데 나로 하여금 이 책을 통해 무언가 기대를 하게 만든 말이 있다.

“철없는 상상과 손발의 수고로움이 혼인하면 이런 만화를 낳는가보지요. 두 분의 결합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작자-

뭔가 의미를 찾기는 어렵지만, 참 신선한 표현이었다. 정말 별 5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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