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그릇 - 나를 찾아가는 먼 길
방현희 지음 / GenBook(젠북)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마치 유태인의 탈무드를 보는 듯 했다. 세상을 살면서 생겨나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지혜로운 답을 얻는 듯 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대부분은 수도승이나 왕이 주인공이 된 이야기들이 많다. 수도승이라 함은 지혜를 얻고자, 열반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 있고, 왕은 모든 것을 가진 자 또한 가질 수 있는 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수도승, 왕들이 행하는 어리석음은 어찌 보면 통쾌함 마저 들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을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돌이켜 볼 수 있게 하였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말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치부가 나만의 것이 아님을 위로받을 수 있었고, 나의 지혜 또한 나만의 것이 아님을 반성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어리석지 않기 위해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행동을 배울 수 있었다. 여러모로 많은 철학적 사유를 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책 읽기 힘든 시간에도 짬짬이 읽어 내려가기 좋은 책이어서 바쁜 직장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 내용으로 들어가면, 총 5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나를 찾아가는 먼 길, 2부는 욕망의 화살을 타고 달리는 그대여, 3부는 편견, 4부는 미망, 마지막 5부는 세상의 모래 한 알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나, 그리고 내 영혼의 갈등들을 다루고 있다.

역시나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2부 욕망 편에 실린 동냥그릇이다. 왕이 거지에게 동냥을 주고자 한다. 하지만 거지는 동냥 그릇을 가득 채울 수 없음을 말한다. 왕은 그 말에 더욱 화가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자신이 가진 온갖 재물과 보석을 동냥 그릇에 담아준다. 하지만 이내 동냥그릇에는 채워지면 없어지고, 채워지면 없어질 뿐이었다. 그러한 동냥 그릇은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바로 사람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무언가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내 계속 원하고 욕심을 갖게 되는 사람의 마음을 거지의 동냥그릇에 빗대어 풍자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엮은이가 말하기를 이 책에 있는 글들은 나에게서 조금 떨어져 나를 보고, 세상에서 조금 떨어져 세상을 보게 해 주는 좋은 글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엮은이의 이 말처럼, 나 스스로를 무언가에 가둬 두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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