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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에밀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26
장 자크 루소 지음, 강현규 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나는 교육학 전공자로서 예전 학창 시절 교육철학 시간이나 개론 시간 등을 통해 루소의 교육철학을 나름 많이 접해왔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루소의 교육철학을 단편적으로 알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고, 내가 충분히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점을 반성할 수 있었다. 루소가 말한 어리석음 그 자체였다. 내가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정확하게 알았어야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많이 부끄러웠다.
만약 이 책을 읽기 전, 누가 나에게 루소의 교육철학에 대해 질문한다면, 다음의 2가지를 대표적인 것으로 설명했을 것이다. 바로 소극적 교육철학, 자연주의 교육철학이다. 실제로 교육학 관련 저서에 이렇게 정의내려져 있다. 아마도 루소의 에밀 원문이 생각보다 읽기 어려워 잘못 해석되어 온 것이 그대로 전해져서 이런 오류가 생긴 것일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원문을 잘 편집해서 내가 핵심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이 책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암튼, 그래서 루소의 교육철학이 소극적이라고 설명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방임처럼 여겨졌고, 교육자의 역할을 축소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소극적 교육철학’이라는 설명은 루소의 교육철학으로 정의 내리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극적’이란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상황을 개선하려는 기백이 부족하고 비활동적인 것으로 언급된다. 하지만 루소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교육을 통해 성장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고민하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교육목표이다. 루소는 자신의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데 엄청난 고민을 한 것이 느껴진다. 각 연령별 발달에 적합한 성장이 무엇인지, 그것이 자연성과 일치하는지 등을 고민하면서 바르게 성장한 인간의 모습을 가상적 인물인 ‘에밀’을 통해 그려냈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였다. 어떤 경험들을 제공해야 하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 등 너무나도 구체적이었다. 절대 소극적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요즘 쇼펜하우어나 니체, 그리고 얼마 전 읽은 견유학파의 디오게네스를 통해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겸손한 삶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지를 깨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루소의 에밀을 읽으면서 그렇게 자연을 따른 삶의 인간 표본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어서 너무나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인위적인 경쟁과 성취만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 과연 무엇이 진정한 교육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 모두가 꼭 이 책을 읽어서 우리 사회에 행복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행복한 관계들이 형성되어, 행복한 사회와 세계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