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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ㅣ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평점 :
견유학파의 “디오게네스”, 그리스 철학은 누구나 알고 있는 교양 지식 중 하나이지만, 그리스 철학 학파 중 견유학파는 아마도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견유학파는 자연에 따르는 단순한 삶을 강조한 학파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도 동물의 한 일종임을 새삼 깨닫게 하면서, 지금 시대 인간들이 얼마나 오만한지를 뉘우치게 하고, 겸손한 태도로 살아야 함을 깨닫게 하였다. 그리고 그 학파의 대표적 철학자인 디오게네스 또한 생소한 그리스 철학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가식이 없는 디오게네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리스 시대의 디오게네스 삶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아마도 그의 철학이 구체적 행동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실제 생활 속 사례들이 제시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 책의 구성은 디오게네스의 실제 생활 속 사례들을 제시하고, 이후 관련하여 저자가 그의 철학을 함께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사회의 우리 생활과도 관련지어 그의 철학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설명하고 있다. 짧게 짧게 제시되어 있으면서도 내용은 알차게 의미 전달이 잘 되게 구성되어 있어, 읽는 내내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책에 제시된 디오게네스의 사례들이 얼마나 재미있고 통쾌한지 읽으면서 연신 미소를 띄우며 읽을 수 있었다. 디오게네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들이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며 어리석은지 알 수 있었고, 위대한 철학자로 불리는 플라톤 또한 디오게네스의 시선으로는 지금의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였다. 특히 인간을 동물과 구별하고자 플라톤은 “인간이란 두발로 걷는 깃털 없는 짐승이다” 고 하였고, 이에 맞서 디오게네스가 ‘털 빠진 닭’을 가져오며, ‘이게 인간이다’고 외치는 사례는 너무나도 통쾌하고 재미있었다. 결국 인간을 단순하게 정의내릴 수 없다는 것을 꼬집고자 하였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단순하게 단정 짓는다면,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놓치게 된다고 말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과의 대화에서도 디오게네스를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는데, 위대한 정복자인 알렉산더 대왕은 매번 정복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는 데만 초점을 두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에게 그럼 온 세상을 다 정복하고 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질문하였고, 알렉산더는 “다 정복하고 나면, 그 때는 인생을 쉬면서 즐기고 싶다”고 대답을 한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그런 소망이라면 왜 지금 당장 쉬지 못하냐”고 답한다. 디오게네스는 현실을 단순히 미래를 위한 희생으로 여기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한다.
이렇듯 디오게네스의 철학이 직설적이며 몸소 행동으로 그것을 실천해서 인지 읽는 내내 그의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복잡한 고민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철학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