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 - 구글맵도 찾지 못하는 우리 몸 구조
가이도 다케루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서혜영 옮김 / 니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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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 대해 아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처럼 내 몸의 구조와 기능을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대체로 나 자신에 대해 알고자 심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각종 심리테스트를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내리고자 한다. 하지만, 정작 주관적 관점이 아닌, 객관적 관점에서 나를 알고자 한 노력은 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인체에 대해 아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공통적인 개념인 데, 그것을 안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왔던 것 같다. 이 책은 인체에 대해 아는 것에 두려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우리의 심리부터 잘 통찰하고 있는 듯 했다. 몸의 ‘지도’를 그리자는 컨셉 자체부터 뭔가 몸의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고, 책에 사용된 단순한 일러스트들도 나로 하여금 몸을 이해하고, 따라 그려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였다. 이 책은 총론, 각론으로 구분되어 어려운 내용도 단순하고 간략하게 잘 정리되어있지만, 그 내용이 반복됨으로써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몸에 대한 중요내용을 잘 정리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론의 처음에는 몸의 구조를 하나씩 해부해가면서 위치와 기능을 이해하도록 하였고, 다시 마지막에 몸의 구조를 조립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앞서 읽은 내용을 종합하도록 해주었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몸의 지도를 하나하나 완성해가는 일러스트를 통해 마치 내가 그 그림을 따라 그려나가는 느낌이 들도록 하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다른 책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뭔가 배웠다’ 라는 만족감을 주는 책이었다.

또한, 책의 내용이 조금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저자는 축구나 지도 등을 예시로 들어, 내용을 쉽게 대입하여 이해해주도록 하였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박사와 아이의 대화를 통해 마치 만화를 읽는 느낌으로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만화 일러스트를 통해 저자의 개그코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의학개론에서는 어려운 의학용어가 설명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내용을 의학적으로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었고, 죽음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적혀져 있어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흥미로웠다. 그리고 ‘덧붙이며’에 소개된 중학생들과 도쿄대 학생들이 그린 몸의 지도를 보며, 이 책을 읽기 전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나의 몸을 잘 모르는 나 자신을 위로해주었고, 나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주었다. 아마도 저자는 자신의 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우리와 같은 성인들이나 아이들이나 그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를 말하고 있다. 우리는 왜 어렵게 주관적이고,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심리적인 접근으로만 나 자신을 알려고만 했는지 모르겠다. 모두가 가진 공통적인 객관적 실체를 앎으로써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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