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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잘라드립니다 - 하버드 교수가 사랑한 이발사의 행복학개론
탈 벤 샤하르 지음, 서유라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상식은 사실 그리 평범하지 않다’는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의 말이 이 책 중간에 언급되어 있다. 이 말은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가 만나는 이발소 주인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 덤덤한 태도와 자세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진리를 하나씩 깨닫고 있다. 인생의 진리는 그다지 거창하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큰 울림이다. 단지 삶에 대한 진지함, 성실함이 진리에 가까워지는 자세나 태도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이발소 주인은 평범한 삶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 삶에 어떠한 투정이나 욕심보다는 그냥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에게 찾아오는 손님들 각각을 또한 자신의 삶의 일부라고 여기듯이 소중히 대하고 있는 태도나 자세가 책을 읽는 나에게도 따뜻하게 전해져왔다. 우리는 어느 순간 삶을 이용의 대상이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삶에 대한 태도가 이러하니, 살아가는 모습 또한 전략적이고 약삭빠르게 보이기까지 하는 것 같다. 그 안에서 서로 상처받고, 실망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게 여겨졌다.
요즘 티비로 재미있게 시청했던 프로그램이 “유퀴즈 온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매번 등장하지 않고, 우리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그들의 삶은 정말 진지했다. 삶에 대한 평가나 비교가 아니었고, 그냥 그 자체로 진지했다. 특히 세탁소를 몇 십년간 운영하며 자식들을 교육시킨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내게는 큰 감동이 되었다. 아버지가 하루 종일 서서 일한 곳의 시멘트 바닥이 움푹 파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손님들과의 약속을 위해 자식들의 졸업이나 입학식 등의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하였다. 요즘 유명인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의 삶에 대한 태도나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평범한 시민들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프로그램이 계속 오버랩 되었다.
이 책에는 휴가에 대한 정의가 색다르게 제시되어 있다. 영어로 휴가(vacation)는 빈공간을 뜻하는 진공(Vaccum)과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고, 히브리어로 휴가를 뜻하는 호페시(hofesh)는 탐색이라는 뜻의 히푸스(Hipus)와 뿌리가 같다는 것이다. 영어와 히브리어 어원을 종합하면 휴가란 탐색에 필요한 공간을 찾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정한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
한 해를 보내는 요즘 이 책을 통한 마음의 휴가를 떠나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