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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하는 소설들 - 카프카 / 카뮈 / 쿤데라 깊이 읽기
조현행 지음 / 이비락 / 2018년 7월
평점 :
동물원 우리 속 동물들은 그곳의 삶이 자신들의 진정한 삶이라고 믿고 있을까? 어항 속 물고기들은 그곳의 삶이 진리와 진실이라고 믿고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전에 내(우리)가 만든 진실이라는 거짓 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내 삶의 진실이 무엇일지 궁금해졌고, 답을 할 수 없는 것들로 인해 공포감마저 느껴졌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소설을 다시 한 번 짧게나마 만날 수 있게 해주었고, 짧은 만남이었지만, 내가 처음 읽으며 더디게 느꼈던 내 감정과 생각들을 깊이 있게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와 알베르 까뮈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내가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들을 다시 읽으면서 과거 내가 읽었던 내가 존재했던 시간과 장소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그때 내가 가졌던 감정과 생각들을 다시 접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 책에는 둘 외에도 밀란 쿤레라 작가도 만날 수 있다. 만약 이 작가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강추하고 싶은 심정이다.
앞서 언급한 나의 질문들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작가들이 철저히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설의 내용들이 단순하지 않고,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질문과 해석을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은 고전소설을 읽으면서 늘 느끼는 매력이다. 고전소설들은 내용이 단순하지 않아 좋다. 나를 단순히 유희의 목적으로 책을 읽도록 하지 않고, 보다 나은 나 자신을 탐구해내도록 읽은 내내 내 안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주요 작가들의 대표 소설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로 하여금 생각해보도록 한다. 소설에 앞서 작가들의 성장배경이나 인생 스토리를 먼저 들려주어 그 작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프란츠카프카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작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껏 알지 못했던 것이 나로서도 놀라웠다. 그리고 비로서야 「변신」이야기 속 아버지 존재를 왜 그렇게 묘사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소설의 주요내용이 군데군데 등장하면서 그에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저자 자신의 해석도 함께 덧붙이고 있다. 마지막에는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종합해 정리해주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책을 읽고, 그 생각을 이야기 나누고픈 충동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누군지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가 만든 틀(제도, 법, 예절 등)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에게 이것이 진리인지 진실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무조건 순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속에서 누군가가 아무 이유 없이 희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만든다. 잘못된 틀을 깨고, 진정한 진리를 찾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리가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고민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