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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1~7권 세트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라고 말하며 처음 만나는 만화가 오세영의 손을 덥썩 잡으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토지의 원작자 박경리 선생님의 모습을 신문기사에서 접하고 '정말 괜찮은 만화가 나왔구나! ' 생각했다.
원고지 3만여장, 집필기간 26년, 1897년부터 1945년에 이르는 대장정의 소설은 여러번의 드라마로, 영화로 각색되어 나왔지만 그때마다 원작의 방대함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여 왠지 원작을 훼손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으로 보았는데 원작가가 만족할 만할 만화가 나왔다.
만화를 그리다가 막힐 때마다 원작가를 찾아 뵙고 싶었으나 상상력이 위축될까봐 그냥 그렸다는 만화가의 성의가 대단하다. 만화가 지망생이던 어린 시절 토지 초판을 보고 '이 작품만은 내가 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4년간 원작 '토지'를 30번이나 읽었다는 작가의 혼이 담겨진 또다른 토지의 탄생은 우리 문학사에 큰 선물이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것 저것 돈되는 것만 쫓는 세태속에서도 만화 토지에 매달리기 위하여 경기도 시골 마을로 이사한 작가의 의지도 돋보인다.
토지의 방대한 자료와 근 현대사를 아우르는 큰 스케일에 좋은 작품임을 알지만 그 내용이 너무 많고 등장 인물이 워낙 많아 아이들에게 선뜻 권하지 못했는데 이제 만화 토지로 시작하게 하련다.
원작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만화작가의 말대로 만화 속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토지'의 그들 그대로이다. 정확한 고증 속에서 다시 살아난 작가와 의복이나 삶의 공간들과 여러 풍속사들에서 아이들을 위한 역사 논술교재로서도 부족함이 없으리란 생각된다.
이제 대한민국출판 만화대상의 빛나는 중견작가 오세영의 만화 토지 속에서 다시 살아난 길상과 서희를 만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