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 - 16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500년 화학사
후지시마 아키라 외 지음, 정한뉘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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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 / 후지시마 아키라, 이노우에 하루오, 스즈키 노리히로, 쓰노다 가쓰노리 지음 / 정한뉘 옮김 / 동아엠앤비 펴냄

 

 

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화학을 완성된 법칙의 집합이 아니라 질문과 선택의 역사로 풀어내는 교양서다. 보일, 라부아지에, 멘델레예프를 비롯한 수많은 화학자들은 정답을 알고 출발한 사람들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는 현상 앞에서 멈춰 서서 끈질기게 묻던 존재들이었다. 이 책은 각 장마다 하나의 질문과 세 명의 화학자를 통해 화학적 사고가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고분자화학을 다룬 부분은 과학 발전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합성수지의 발견과 치글러 나타 촉매의 발명으로 플라스틱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며 인류의 생활은 획기적으로 편리해졌다. 그러나 오늘날 그 편리함은 환경 오염이라는 대가로 돌아오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게 되고, 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은 몸속에 쌓여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거북이의 콧구멍에 박힌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하는 영상 사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작은 쓰레기 하나가 생명의 고통이 되는 장면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자연에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 책은 화학의 발전이 단순한 성취의 연속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였음을 강조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탄생한 기술이 또 다른 문제를 낳았고, 이제 화학은 그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에 서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과 같은 노력은 화학이 다시 인류와 자연을 함께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화학자가 들려주는 화학 이야기는 화학을 이해한다는 것이 세계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배우는 일임을 일깨운다. 질문에서 출발한 과학이 책임 있는 선택으로 이어져야 함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전하는 책이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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