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은 HIM 있게 말한다> / 임붕영 지음 / 미래지식 펴냄

성공한 사람들은 HIM 있게 말한다
임붕영 지음 / 미래지식 / 2025년 4월

<성공한 사람들은 HIM 있게 말한다> / 임붕영 지음 / 미래지식 펴냄

《성공한 사람들은 HIM 있게 말한다》는 30년간 기업과 대학에서 소통을 연구해 온 임붕영 저자가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실용적인 대화 지침서였습니다. 저자는 유머(Humor), 임팩트(Impact), 의미 있는 메시지(Meaning)라는 HIM의 세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대화가 단순히 정보 전달이 아니라 관계를 형성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특히 HIM 원칙을 적용한 대화는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그 입장을 공감하며, 궁극적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에서 나아가 감정과 의도까지 이해하고자 하는 경청의 태도가 대화의 깊이를 좌우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100-1=0의 법칙’을 통해 단 한 번의 말실수도 관계를 망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말의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 나게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직장, 가정, 사회 어디에서든 적용 가능한 매우 실질적인 조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경청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서 상대의 감정과 의도를 이해하려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대화의 시작이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다가 남자아이가 식탁에서 일어서서 거실로 가 랩을 하듯이 말을 했습니다.   너무도 적극적으로 춤을 추며 한 편의 연극무대를 보는 듯이 하는 것은 너무도 산만해보여 저는 어느새 “밥 먹어”라는 말로 말을 뚝 끊었습니다. 아이는  밥 먹으라는 나의 말 한마디에 풀이 죽었습니다. 아이의 표정을 보고 순간 ‘아, 내가 잘못했다’라는 생각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끝까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한 엄마는 너무도 성급했구나. 라는 후회까지 밀려들었죠. 마침 이 책을 읽으며 자녀와의 식사 시간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떠올랐고, 제가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상대의 입장에서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제시된 win-win 대화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 ― 공감 표현, 비난·비평·불평하지 않기, 전략적 win-win, 감정적 반응 자제, 일관된 자기표현 ― 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기준이 되어 주었습니다. 말 한마디에도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저자의 조언은 앞으로의 대화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HIM 있게 말한다》는 말의 힘, 듣기의 기술,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되새기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실용적인 조언과 따뜻한 통찰을 모두 갖춘 이 책은 말보다 먼저 들어야 할 것을 잊고 사는 모든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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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 /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펴

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 /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펴냄

영어필기체를 아름답게 익히고 싶은 사람에게 딱 맞는 책이다. 『50개 명언 필사로 완성하는 아름다운 영어 필기체』는 자존감, 행복, 용기, 사랑 등 삶의 가치를 담은 주옥같은 영어명언 50개를 필사하며, 영어 문장에 담긴 지혜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매우 실용적이다. 영어 알파벳 26개를 필기체로 써보는 연습부터 시작해, 단어, 문장, 그리고 명언 전체까지 자연스럽게 실력을 쌓아갈 수 있다. 필기체연습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얇고 가벼운 사이즈와 180도 펼쳐지는 제본 덕분에 카페나 이동 중에도 가방에 쏙 넣고 다니며 편하게 영어필사를 할 수 있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명언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마음의 위로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It is not how much we have, but how much we enjoy, that makes happiness."라는 문장을 필사하면서 단순한 필기체연습을 넘어 명상하는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 “행복을 만드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갸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기느냐이다”라는 구절을 필사하면서 이 부분을 몇 번이고 되뇌였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서 가지는 것에 욕심을 갖지 말고 그것에 대한 여정, 지니고 있는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각 명언 아래에는 주요 표현 요약과 단상도 함께 실려 있어 영어 단어와 숙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기에도 좋다. 또한 QR코드를 통해 원어민 음성을 들으며 영어명언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고, 귀로 들으며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학습이 가능하다. 이 책 한 권으로 영어필기체 연습과 영어명언 필사, 단어 학습, 자기 성찰의 시간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필기체연습을 삶의 문장들과 연결하여 의미 있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책. 필사와 명상, 공부가 하나로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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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한다 / 신종호 / 시원북스

읽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한다 - 한국 최고의 문해력 전문가 신종호 교수의 자녀교육 특강
신종호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3월

읽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한다 / 신종호 / 시원북스

《읽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문해력이 왜 지금 우리 자녀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지를 뇌과학적 근거와 실제 사례를 통해 강력하게 설득하는 책입니다. 신종호 교수는 책을 통해 ‘문해력’이 단순한 읽기 능력이 아니라 생각하고, 소통하고, 삶을 주도하는 핵심 역량임을 강조합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 인간의 전전두엽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전전두엽이 집중력, 사고력, 자제력 등을 관장하며, 책 읽기가 그 부위를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두뇌 발달의 도구’라는 점에서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두뇌를 성장시키는 필수 활동이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책에서는 영상과 게임이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여 즉각적이고 강한 자극을 주는 반면, 독서는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느리지만 깊고 지속적인 만족감을 준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란 아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기본적인 삶의 능력, 즉 문해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단지 책을 읽지 않아서가 아니라, 뇌가 충분히 자극받지 못한 상태에서 방치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가족 독서 시간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딸아이는 평소 책을 좋아해 도서관 가기를 즐겼지만, 남자아이는 최근 책에 흥미를 잃고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돌아가며 질문을 3가지씩 나누는 방식으로 독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책은 최근에 <고양이 해결사 깜냥>을 집필하신 홍민정 작가님 특강을 듣고와서 아이들이 읽고 싶어한 책 <낭만 강아지 봉봉>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서로 어색해서 눈웃음만 지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인 제가 먼저 질문을 시작하니 아이들도 곧바로 눈을 반짝거리며 초롱초롱하게 집중하였습니다.

그리고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들을 아이들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부터 관찰하여 질문을 끄집어냈습니다.다. “하늘을 나는 먹구는 무엇을 찾고 있을까?”, “제목이 위험한 숨바꼭질인데 누가 잡혔나 봐”라는 식으로, 단순히 내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추리와 상상력을 동원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책 속 세상을 탐험했고, 저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문해력’이 단지 시험 점수나 학업 성과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력과 표현력, 감정 공감 능력까지 아우르는 삶의 기반임을 체감했습니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교육의 힘”이라는 표현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부모의 일상이 바로 최고의 문해력 교육이며, 문맹을 막고 아이의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책에서는 ‘유창성의 착각’이라는 개념도 소개합니다. 이는 교육 영상 등을 통해 ‘다 안다’고 착각하지만, 막상 설명하거나 적용하려 하면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닌, 깊이 있는 독서와 대화, 토론이 병행되어야 문해력이 자란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됩니다. 책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기,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읽도록 하기,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기,한 분야에 몰입해도 걱정하지 않기 등 이러한 실천 방법들은 문해력을 키우는 법을 찾는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우리 가족도 첫 독서대화 시간 이후 아이들이 스스로 다음 독서 주제를 정하고, 시리즈 전체를 읽기로 하며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읽는 아이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문해력의 본질을 깨우쳐주고, 부모의 역할과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녀교육의 나침반입니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 자녀의 문해력 저하가 걱정되는 모든 부모에게 추천합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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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 조지 오웰 / 열림원

1984 ㅣ 열림원 세계문학 7
조지 오웰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림원 / 2025년 4월

1984 / 조지 오웰 / 열림원

조지 오웰의 『1984』는 디스토피아 문학의 고전이자, 현대 사회의 감시와 통제 메커니즘을 예리하게 예견한 작품이다. 1949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전후 혼란과 전체주의의 확산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품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뜨겁게 논의되는 자유, 권력, 진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오웰은 『1984』를 통해 개인의 존엄이 철저히 부정되는 사회에서 ‘인간다움’이 어떻게 말살되는지를 가차 없이 보여준다. 소설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라는 전체주의 국가의 말단 공무원으로, 진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조작하는 ‘진리성’에서 일한다. 그는 자신의 내면에 생긴 작지만 강렬한 의문,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감각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한다. 그 의문은 결국 ‘빅 브라더’라는 절대 권력에 저항하려는 시도로 이어지지만, 소설은 이러한 저항의 가능성을 단호하게 부정한다. 윈스턴은 고문과 세뇌를 거치며 점차 자신의 사상을 포기하고, 끝내는 체제에 완전히 굴복한다.

『1984』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무자비한 결말이다. 많은 디스토피아 소설들이 체제의 허구를 드러내고 민중의 반란을 통해 희망을 암시하는 반면, 오웰은 철저히 희망을 거부한다. 체제를 뒤엎는 영웅은 존재하지 않으며, 개인은 끝내 체제의 일부로 귀속된다. 윈스턴은 마지막 장면에서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고 독백하며, 독자의 기대를 산산이 깨뜨린다. 이러한 서사는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권력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까지 점령하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는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한다.

오세아니아 사회는 통제의 극한을 보여준다. 시민들은 텔레스크린을 통해 24시간 감시당하고, ‘사상범’은 생각 자체로 범죄자가 된다. ‘이중사고’(doublethink)라는 개념은 모순된 두 생각을 동시에 진실로 믿는 사고방식으로, 현실 왜곡의 핵심 도구로 사용된다. 당은 언어 자체를 통제해 사유의 가능성 자체를 제거하며, ‘신어’(Newspeak)는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를 점점 불가능하게 만든다. 오웰은 전체주의의 핵심이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이라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또한 이 소설은 전쟁을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도 탁월하게 묘사한다.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 동아시아와의 영원한 전쟁 상태를 유지하며, 국민들에게 외부의 적을 상시로 각인시킨다. 이는 국가가 내부 불만을 무마하고, 통제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현실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이러한 ‘적 만들기’ 전략은, 『1984』가 단지 허구가 아니라 날카로운 정치적 통찰을 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흥미롭게도 『1984』의 제목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오웰은 집필 당시 해인 1948년의 숫자를 바꿔 ‘1984’라는 미래를 설정함으로써, 그 세계가 먼 미래의 공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연장선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이 설정은 오늘날 독자에게도 유효하다. 현대 사회는 여전히 정보의 조작, 감시 기술의 발달, 여론의 왜곡 등 『1984』 속 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SNS와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사생활과 감정을 기업과 정부에 노출시키고,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사고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오웰이 경고한 미래는 어쩌면 이미 도래한 것일지도 모른다.

『1984』는 시대를 향한 경고장이자, 인간 본연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외침이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은 자유로운가?”, “지금 믿고 있는 진실은 정말 진실인가?” 오웰의 메시지는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날카롭게 되묻는다. 『1984』는 그런 점에서 결코 낡지 않는, 오늘도 살아 숨 쉬는 고전이다.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지음 / 송용구 옮김 / 시간과공간사 펴냄

데미안 ㅣ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1
헤르만 헤세 지음, 송용구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5년 4월

<데미안> / 헤르만 헤세 지음 / 송용구 옮김 / 시간과공간사 펴냄

『데미안』은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고독하고도 치열한 여정의 이야기이다. 헤르만 헤세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발표한 이 작품은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한 개인의 내면과 시대의 혼란이 어떻게 얽히고 부딪히며 성숙으로 나아가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준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저자 헤세의 자아가 투영된 인물로, 그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깨달음의 궤적은 당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소설은 ‘두 세계’에서 시작된다. 하나는 밝고 질서 있는 세계, 즉 부모의 보호 아래 있는 기독교적 도덕 세계이며, 다른 하나는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계,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 자리한 세계이다. 싱클레어는 이 두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잃고 고통을 겪는다. 특히 프란츠 크로머에게 협박을 당하며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는 사건은 그의 내면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그 혼란의 시기에 등장한 데미안은 ‘내면의 안내자’로서 싱클레어를 새로운 길로 이끈다.

데미안은 전통적 선악 구도를 해체하고,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율적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싱클레어는 그 가르침을 따라 기존의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며, 점차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자각해간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말처럼, 싱클레어는 자신을 옭아매는 낡은 틀을 깨뜨리며 성장해간다. 그 여정 속에서 피스토리우스, 베아트리체, 에바 부인 등 다양한 인물들과의 만남은 싱클레어의 자아 성찰을 더욱 깊게 만든다. 특히 피스토리우스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아브락사스’라는 존재를 알게 되는데, 이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세계를 넘어선, 인간의 내면 전체를 포괄하는 신적 존재이다. 아브락사스의 개념은 싱클레어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며, 내면의 어둠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키우게 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단지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피스토리우스와의 결별, 에바 부인과의 사랑, 그리고 데미안과의 재회는 싱클레어가 타인의 가르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걸어야 함을 일깨운다. 결국 그는 모든 가르침과 관계, 심지어 사랑조차도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하나의 징검다리였음을 깨닫는다. 그 여정의 끝자락에서 그는 전쟁이라는 시대적 혼돈과 마주하게 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간다.

『데미안』은 단지 청춘의 방황을 묘사한 소설이 아니다. 이는 자신을 찾아 떠나는 영혼의 순례기이며, 내면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요구하는 통과의례다. 싱클레어의 고백, “지금도 내 관심을 사로잡는 유일한 것은 나 자신에게 이르고자 내가 디뎠던 인생의 발걸음뿐”이라는 문장은 이 작품이 단지 개인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와 세계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정신의 투쟁기’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에게도 『데미안』은 유효하다.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알을 깨고 나올 용기,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따를 수 있는 힘, 그 모두를 이 작품은 말없이 일러주고 있다. 『데미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당신만의 길을 찾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갈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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