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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부모의 인문학 그림책 코칭 - 인문학적 성찰과 함께하는 자녀교육가이드
최미경 지음 / 라온북 / 2025년 12월
평점 :
<AI시대, 부모의 인문학 그림책 코칭> / 김미경 지음 / 라온북 펴냄
『AI시대, 부모의 인문학 그림책 코칭』은 빠르게 답을 요구하는 시대 한가운데서, “왜 배우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이 책은 공부 기술보다 공부 마음을 먼저 살피며, 그림책을 통해 아이의 내면과 만나는 부모의 태도를 인문학적으로 제안한다. 지식을 채우는 교육이 아니라 질문을 키우는 교육, 성과를 재촉하는 양육이 아니라 과정을 믿는 동행이 무엇인지 차분히 짚어 나간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그림책은 피터 레이놀즈의 『점』이다. 하얀 도화지 앞에서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던 베티는 점 하나를 찍고 이름을 쓴다. 선생님은 그 작은 점을 금테 액자에 걸어 전시한다. 이 장면은 결과보다 시도를 존중하는 교육의 본질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베티의 점은 재능의 증명이 아니라 “해냈다”는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은 자기효능감으로 확장된다. 잘했다는 평가보다 “네 시도가 멋지다”는 인정이 아이를 다시 도화지 앞으로 부른다.
이 점 하나는 김환기 화백의 점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김환기 작가는 점으로 우주를 그린 화가이다. 그의 점화는 최소한의 형식 안에 자연, 고향, 그리움,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아낸다. 특히 오방색을 활용한 점들은 동서남북과 중심, 우주의 질서를 품은 하나의 생명 단위로 호흡한다. 수많은 점 속에서 관람자는 어느 순간 자신만의 별 하나를 발견한다. 점과 점 사이의 간격과 밀도는 반복과 사유의 시간이며, 그 자체가 성장의 기록이다.
베티의 점과 김환기의 점은 닮아 있다. 둘 다 거창한 완성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작은 시도 하나, 믿어주는 시선 하나에서 시작한다. 『AI시대, 부모의 인문학 그림책 코칭』이 말하는 교육 역시 이와 같다. 아이의 가능성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자라고, 성장은 통제가 아니라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 책은 부모에게 아이의 첫 점을 지켜보는 용기를 건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안내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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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