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티커 탐정 천재민
김원아 지음, 김민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9월
평점 :
<스티커 탐정 천재민> / 김원아 글 / 김민우 그림 / 다산어린이 펴냄
김원아 작가의 《스티커 탐정 천재민》은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추리의 즐거움과 성장의 의미를 발견하게 하는 흥미로운 동화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 역시 주인공 천재민과 함께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며 범인을 추리하는 탐정이 된 기분이 들었다. ‘누가 내 책상에 낙서했어!’라는 외침으로 시작된 첫 번째 사건부터 마지막 사건까지, 평범한 교실이 순식간에 미스터리한 사건 현장으로 변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주인공 천재민은 평소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용한 아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책을 읽는 걸 좋아하고, 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속은 누구보다 정의롭고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진 탐정이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바로 ‘요술봉 스티커’를 활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거나 범인을 알게 되면, 직접 나서서 떠들지 않고 스티커를 조용히 붙이며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 독특한 방식은 천재민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스티커 탐정 천재민》은 사건을 해결하는 단순한 추리 동화가 아니라, 주인공의 성장을 세밀하게 그려낸 이야기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단지 ‘범인을 밝히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다른 사람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친구들을 이해하려는 진정한 마음으로 변해간다. 천재민이 사건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모습은 독자에게 따뜻한 울림을 준다.
또한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실감’ 때문이다. 작가가 초등 교사로서 실제 교실에서 마주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책 속 배경이 낯설지 않다. 책상 위 낙서, 사라진 물건, 우유가 엎질러진 사건 등은 누구나 학교에서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들이다. 이런 친근한 사건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와 몰입감을 높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사소한 일에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재민은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일 속에서도 이상함을 발견하고, 꼼꼼히 살펴 진실을 찾아낸다. 이는 단순한 추리력뿐 아니라 세상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눈의 중요함을 알려준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일이 많은데, 이 책은 ‘관찰의 힘’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책을 읽은 아이들이 실제로 탐정 놀이를 하며 “누가 먹었는지 찾아볼까?” 하며 즐겁게 흉내 내는 장면이다. 이는 책이 단순히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자극하여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산북스#스티커탐정천재민#김원아#추리#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