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
강성률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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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 / 강성률 지음 / 평단 펴냄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는 내가 철학이라는 다소 무겁고 낯선 주제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다. 최근에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으며 철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지만, 이 소설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마침 이 책을 통해싯다르타가 석가모니의 어린 시절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석가라는 이름이 그가 속한 종족의 이름이며, ‘모니는 성자라는 뜻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불교의 교리를 멀게만 느꼈는데, 마야 부인의 태몽 이야기부터, 석가가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여정을 읽으며 역사적 인물로서의부처를 더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는 석가가 태어난 룸비니부터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 처음 설법을 전한 녹야원, 마지막 열반에 든 구시나라까지 그와 관련된 성지 네 곳을 설명한다. 이 네 곳을 언젠가 꼭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여정 속에서 나 역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아직도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내 삶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해 마음이 무거운 요즘, 이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방대한 동양 철학의 흐름을 중국, 인도, 한국으로 나누어 시대별로 차근차근 정리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상고시대의 신화부터 양명학, 인도의 불교철학과 자이나교, 힌두교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머릿속에서 따로따로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특히 한국 철학 파트에서는 단군 신화부터 조선의 실학, 일제강점기와 현대 철학까지 다양한 시기를 다루고 있어 한국 철학이 단지유교 중심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느꼈다.

개인적으로는풍자문학의 극치라고 소개된 박지원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열하일기>를 읽고 나면 중국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고 하는데,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책을 읽으며 당장이라도 짐을 싸고 싶어졌다. 박지원이 쓴 <호질> <허생전>은 어릴 적 국어시간에 제목만 들었던 기억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내용을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의 글을 통해 당시의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 시선과 철학적 통찰을 배우고 싶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저자는 각 철학자들의 삶과 고민, 일상의 태도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철학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 생각하는 학문으로 풀어낸다.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 원효와 의상 등 이름만 알고 있던 인물들의 철학이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통해 입체적으로 이해되었다. 특히 맹자의맹모삼천지교가 단순한 교육 일화가 아니라, 철학과 인간관계의 원리를 담고 있다는 설명은 인상 깊었다.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는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 것인지, 나 자신을 어떻게 돌아볼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던져주는 책이다. 철학이란 결국 사람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나처럼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천천히, 그리고 여러 번 곱씹으며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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