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1865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손인혜 옮김 / 더스토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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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루이스 캐럴 지음 / 존 테니얼 그림 / 공민희 옮김 / 양윤정 해설 / 코너스톤 펴냄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단순한 어린이 동화가 아니다. 이 책은 상상력의 자유로움과 언어유희, 철학적 질문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고전이다. 이번 코너스톤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시리즈는 1865년 초판본 표지와 삽화를 그대로 재현해, 독자들에게 원작의 감동을 생생히 전달한다.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함께 삽화가 존 테니얼의 그림 42점이 수록돼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하다. 햇살 가득한 오후, 언니와 강둑에 앉아 있던 앨리스는 시계를 든 흰 토끼를 발견하고, 호기심에 이끌려 토끼 굴 속으로 빠져든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비현실적이고 기묘한 모험으로 전개된다. 크기가 자유자재로 바뀌는 몸, 울음으로 만든 눈물 웅덩이, 말을 하는 동물들, 무례하고 기괴한 등장인물들까지. 앨리스는 그들의 세계를 헤매며 계속 질문하고 부딪치고 때론 상처받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녀가 두려움에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러한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다.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이 거침없이 펼쳐지고, 독자는 마치 꿈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앨리스가 몸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장면은 특히 흥미롭다. ‘내가 커지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작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며, 독자의 상상력 역시 자연스레 확장된다. 또한, 루이스 캐럴 특유의 언어유희는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고양이의 미소만 남고 고양이는 사라지는 장면처럼 엉뚱한 대사와 말장난은 단순한 웃음을 넘어 존재의 의미와 현실의 허상을 되묻는다. ‘세상에 웃지 않는 고양이는 많이 봤지만, 웃음만 남기고 사라지는 고양이라니!’라는 앨리스의 탄성은 독자에게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모험은 더욱 혼란스럽고 기묘해진다. 하트 여왕의 독재적 크로켓 경기장, 엉뚱한 재판, 무의미한 규칙들 속에서도 앨리스는 끝내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앨리스가 너희는 카드 한 벌일 뿐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매우 인상 깊다. 현실에서 커다란 권위로 보였던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고, 자신의 두려움을 떨쳐내는 순간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 우리가 현실에서 두려워하거나 억눌리는 대상들 역시 실제로는 허상일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앨리스처럼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억압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유효하다.

결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이에게는 재미와 호기심을, 어른에게는 자아와 현실,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깊은 질문을 던진다. 코너스톤의 초판본 시리즈는 이 고전을 더욱 특별하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상상력은 가장 자유로운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앨리스가 남긴 질문들은 내 안에서 계속 울려 퍼진다. ‘나는 누구일까?’, ‘이 세계는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이 특별한 모험은 앞으로도 내 독서 인생의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모든 독자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권한다. 상상의 문을 여는 순간, 누구나 나만의 이상한 나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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