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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틈새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은혜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새벽의 틈새> 마치다 소노코 지음/이은혜 옮김/하빌리스
<새벽의 틈새>는 마치다 소노코가 그려낸,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다양한 갈등과 자아 찾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은 가족과 사회의 편견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다움'의 의미를 탐구한다.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상황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가족장 전문 업체인 ‘게시미안’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죽음을 다루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인공 마나가 장례지도사로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정성껏 보살피면서 느끼는 보람은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특히, 그녀가 친한 친구 나쓰메의 장례를 맡으면서 '나답게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마나는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을 지키며,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또한, 신입사원 스다는 과거의 괴로웠던 경험을 되돌아보며,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을 통해 감정적으로 성장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위로를 주며,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게시미안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그곳에서 인물들은 서로의 슬픔과 후회를 나누며 정서적 연대를 형성한다. 이는 우리가 삶의 의미를 찾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마치다 소노코는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 사회가 부여한 성 역할의 압박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마나와 후코는 각각 가족과 시댁의 요구에 맞서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싸운다. 후코는 결혼식과 함께 미용사로서의 경력을 단절당하며, 결국 자신의 꿈을 지키기 위해 남편과의 결별을 선택한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닌,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다. 저자는 이처럼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갈등을 통해 '여성다움'의 가치가 얼마나 불공평하고 낡은 것인지를 드러낸다. <새벽의 틈새>는 우리에게 '나다움'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한다. 각 인물들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독자에게도 큰 영감을 준다. 마나와 후코, 나쓰메와 스다의 이야기는 단순한 소설의 범주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그에 대한 저항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새벽의 틈새>는 감동적이고도 깊이 있는 이야기로,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삶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