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국도 Revisited (특별판)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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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쓴 김연수의<7번 국도 REVISITED>는 13년전 쓴 <7번 국도>을 다시 새롭게 쓴 책이다. 1997년에 쓴 <7번 국도>를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 찾아본 내용은 이렇다. ​'7번 국도를 타고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젊은 청춘들. ​비틀즈의 ROUTE7을 듣고 떠난 자전거 여행길에서 낯선경험들과 도전,모험,희망을 떠올리는 주인공 나와 재현,세희,서연.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에서 주인공들은 추억의 시간과 상실,희망사이를 왕복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왜 작가는 같은 제목에 같은 주인공들을 다르게 썼는지 모르겠지만, 꽤 흥미로운 책이다.

 

나는 1년정도 종교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다 싸우기 싫어 그만 두고 시나리오를 쓰며 아버지가 물러준 넓은 집에 산다. 중고 음반을 수집하는 나는 어느 날 희귀 음반인 비틀즈의 ROUTE7을 자살할거라며 팔겠다는 재현을 만나 음반을 구입한다.그러나, 며칠 후 자살한 줄 알았던 재현이 죽지 않고 그 음반을 다시 팔 수 없겠냐고 연락온다.다시 만난 자리에서 재현은 사랑하는 연인 서연과 추억이 있는 음반이라며고 말하고, 그날 카페에서 알게된 세희와 나, 재현은 인연을 이어간다. 나와 재현은 세희를 사랑하게 되고, 세희는 두사람을 가족처럼 여기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 나는 재현과 비틀즈의 'ROUTE7'처럼 7번 국도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간다.

 

여행하는 도중에 비틀즈의 ROUTE7 음반때문에 강원도에서 자리 잡은 사람도 만나고, 도로에서 죽은 유령도 만난다. 수취인도 발신자도 없는 편지를 주는 실제 우체부는 아니지만 우체부인 할아버지에게 편지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세희는 일본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떠나고, 한국에 온 다음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는다.

金起林의 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노래한 적이 있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경루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모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53P>

 

​"오직 알 수 없을 뿐. 그저 끝없이 서로 참조하고 서로 연결되는 길 위에 서 있을 뿐.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결국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오직 알 수 없을 뿐. 수많은 것들, 내가 사랑했던 여자들, 읽었던 책들, 들었던 음악들, 먹었던 음식들, 지나갔던 길들은 모두 내 등 뒤에 있다. 무엇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 연결이 끊어지는 순간, 나는 유령의 존재가 된다. 한쪽 길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 다른 쪽 길로 접어든다. 어딘가에서 바람을 타고 편지가 날아든다.” ​

 

"사람은 모두 은와 같은 것이다.서희야,  넌 아느냐? 동풍이 불고 남녀 다시 서풍이 불어온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서 벗어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의 생이다. 네가 나를 떠났다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 것철머 우리가 이 생을 한번 살아간 뒤에 다시 한번 그 생은반복된다. 하지만 벗어난 자리도 바로 너의 자리이고 , 돌아온 자리도 바로 너의 자리다....."<196P>

 

​우리는 복수하기 위해 사랑한 게 아니다. 우리는 단 하나의 희망을 가지기 위해 사랑했다. 희만은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것이며, 당신의 복수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며, 당신의 운명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 단 하나의 희망을 위해 서로 사랑할 것이며, 당신이 다시 복수를 시작한다고 해도 그 단 하나의 희망르 위해 서로 사랑할 것이다. 거기 의미가 있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 사랑할 것이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도 우리는 서로 사랑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 사랑할 때, 오직 맹목적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죽어 벼렸다.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으나, 우리가 복수할 대상은 이미 지상에서 사라졌다. <203P~204P>

 

​*<7번 국도>는 뭘 의미하는 걸까? 확장되기 전 '7번 국도'는 우리의 젊은 날들을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답답하면서도 무모하고 사랑에 방황하고, 희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그러나 그 시절이 지나면 그리워지는 청춘 같은 것이다. 나에게 청춘은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아픔이었다. 수없이 많은 날들을 사랑때문에 울고, 좌절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짓 같기도 했다. 차라리 공부나 할걸! 그럼 뭐라도 되었을텐데... 근데 또 그때 아니면 사랑을 해봤을까? 사랑을 평생 한번도 못해 보고 죽는 건 그건 더 안쓰러운 인생이 아닌가 싶다. 사랑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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