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ㅣ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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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딱딱해 보이는 단어지만 우리의 사소한 일상을 알게 모르게 조정하는 것이 건축이다. 건축이란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을 구성하고 조직하는 것이라서, 내 몸을 펴거나 구부리고, 움직이고, 나아가거나 되돌아가는 것도 건축의 문법이 의도한 바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일상 속 감각과 느낌마저도 건축의 영향 하에 있는 셈이다.
우리 입에 들어오는 음식을 이렇게 저렇게 하여 맛있게 만들어내는 것이 요리 레시피라면, 우리가 사는 공간의 재료를 선택하고 의도를 담아 짓는 것은 건축 레시피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생각에서 시작된 책이 바로 이 "이원재의 건축레시피"이다(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건축레시피'로부터 책 제목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 레시피는 그냥 보기좋은 예쁜 건물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설파하는 것에까지 이른다. 일상의 집이 세계에 대한 관점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하는 생각을 안고 읽어 보니 건축가들의 인터뷰가 눈부신 메시지로 다가왔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요즘 가장 핫한 화두인 AI에 대한 것. AI 딸깍 한 번이면 손쉽게 도면 제작과 검토가 가능한 오늘날, 건축가도 곧 AI에게 대체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분들이라면 흥미있게 읽을, AI에 대한 건축가들의 견해도 인터뷰에 담겨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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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
캐롤라인 트레이시 지음, 김민정 옮김 / 일레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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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에 슬픔이 깃들어 있다면 그 풍경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나요. 이 책은 죽어온 혹은 죽어갈 호수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인류가 외면해온 윤리와 사랑을 죽음의 벼랑 앞에서 손 내밀어 이끌어내려는 노력입니다.

(p.23)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면, 당신이 마시는 물은 오언스호와 모노호Mono Lake의 희생으로 얻은 것이다. 샌디에이고 주민들의 식수도 한때는 솔턴호로 흘러들던 물이다. 말라버린 호수의 바닥에서 일어난 먼지 탓에, 인근 주민들은 지금 전례없는 형태의 천식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메마른 소금호수의 바닥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를 몰거나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다면, 그 안의 리튬 버터리는 안데스 고지대 어딘가의 소금호수에서 길어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책의 1장에서는 작년에 가본 미국 서부 솔턴호를 다시 만났고, 페이지를 넘기며 세계 곳곳의 짠물 호수들을 여행하다가 마지막 마치는 글에서 서호주 소금호수에 잠시 머무른 뒤 여정을 끝냈습니다. 부의 축적에 희생당한 솔턴호, 미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황량한 풍경을 다시 눈앞에 그려보며, 당시 저의 눈이 놓쳤던, 호수를 거점 삼아 이동하는 철새들의 날갯짓을 이 책을 통해 새로이 보았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호수들도 이 책 속에서 만나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먼지와 악취,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끝내 아름다움을 찾는 법을 배우는 과정(p.77)"이라는 저자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삶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인류는 눈앞에 있는 자연을 그저 자원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얼마나 대규모로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지를 자랑스러움의 척도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모하고 낭비한 지구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어서(이 자명한 사실이 얼마나 자주 무시되는지) 우리의 잘못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내륙 분지의 농경지에서 끌어다 써 증발한 그 모든 물은, 결국 세계의 다른 습한 지역에 비가 되어(p.23)" 내리며,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이는 빙하가 녹는 현상 다음으로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두 번째로 큰 원인(p.23)"이라 합니다. "내 피부 위에 켜켜이 쌓여가는 감각(p.316)"을 잊고 잃은 우리가 "삶의 가치를 규모가 아닌 깊이로 측정"하려면, 짠 맛 나는 소금호수들을 이해하고 애도하고 각자의 지고한 풍요를 온전히 누리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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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뇌 - 노화에 맞서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헤더 샌디슨 지음, 진영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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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저항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두려운 절대악이 아니다. 분명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살펴보기에 앞서, 치매는 단 하나의 원인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다르게 말하면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면 여러 요인을 돌아봐야 하고, 한 순간의 사건만이 아니라 지속되는 생활 속에서의 습관을 돌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건강 문제든 그렇듯, 치매 역시, 한 번만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강력한 해결책이란 그저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매일의 나 자신을 꾸준히 보살펴야 한다.

(책 중에서) "치매는 복잡한 질병이며 뇌 역시 복잡한 기관이다. 따라서 치료 플랜 역시 다면적이며 생활에서 바꿀 부분이 많다."

(책 중에서) "핵심 전제는 당신이 매일 내리는 선택이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먹을지, 얼마나 많이 움직일지, 언제 잠들지, 어떤 활동을 할지 등 좋은 선택을 내리면 뇌가 기능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만들어지고 심지어 잃어버렸던 뇌 기능을 되찾을 기반이 생긴다. 물론 기나긴 여정이다. 그러나 뇌 관리에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지금이 최선이다."

여태까지 뇌과학 책이나 뇌 건강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식단과 수면과 운동이 뇌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에 대해 배웠다. 그만큼 식단, 수면, 운동은 뇌건강과 결부된 익숙한 주제였는데,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그 외에도 재미와 배움, 정리정돈, 루틴 갖기, 친구 만나기 등등 생활의 소소한 부분들을 뇌 건강과 연결지어 설명한 부분이었다..

<회복하는 뇌>를 찬찬히 읽어 나가다 보면 나의 일상 생활을, 나 자신의 추락을 막아줄 촘촘하고 안정한 그물망으로 짜낼 수 있도록 돕는 세밀한 조언들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조언들을 실천하기 위해 조급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마저도 이 책은 조언해 준다.

(책 중에서) "우리는 초인이 아니며 하루는 24시간뿐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몰아치듯 해치우라는 뜻도 아니다. 당장의 일과를 정비하고, 우선순위를 점검하기만 해도 뇌를 위한 식습관, 운동, 휴식 시간이 생겨난다. 이미 꽉 찬 일정에 무언가를 더 밀어넣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도 새롭고 효과적인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새로운 습관은 이미 실천 중인 습관의 이득을 극대화한다. 건강 습관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일과표를 확인하라. ... 그러면 새로운 습관을 위한 빈자리를 어디에 마련할지 눈에 보일 것이다."

(책 중에서) "우리가 머무는 환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의사소통 공간이다. 공간에 애정을 담는 일은 함께 사는 이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쾌적하게 정리된 생활 공간은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개선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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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그리고 텍사스 - 토스증권 애널리스트가 직관한 미국의 핵심 기업과 산업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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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용어들, 어렵고 생소하죠. 씩씩한 제목의 책 '다녀왔습니다! 실리콘밸리, 워싱턴 D.C., 그리고 텍사스'는 금융 초보도 주눅들지 않도록, 책의 첫 부분부터 '좋은 시장', '좋은 기업'과 같이 알아듣기 쉬운 표현으로 차근차근 투자에 대해 알려줍니다.

이렇듯 이 책은 주식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재테크 왕초보에게 당연히 도움이 되고요, 이미 나름의 기준으로 유망한 투자 분야를 골라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폭넓게 어필할 수 있는 책인데요, 토스증권에 재직중인 애널리스트들이 현장에서만 보고 느끼고 알 수 있는 것들의 숨결을 최대한 살려서 책에 담았거든요. 뭘 사고 뭘 사지 말라는 단순한 지시가 아니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투자를 해야 할지에 대한 귀중한 조언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과 무관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해외 출장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저도 올해 해외 벤치마킹 출장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탐방을 떠나는 저자들의 태도와 경험으로부터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작년에 입사 후 처음으로 두 번의 해외 출장을 떠나기 전에 이 책을 알고 갔더라면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을 느꼈을 정도로 이 책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 중에서)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책상 앞에 앉아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이다. ... 예를 들어, 뉴스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테슬라와 웨이모가 자율주행차를 만든다'까지다. 각종 수치와 기술에 대한 설명들이 자세히 나오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둘의 차이를 체감하긴 힘들다. 하지만 현지에 가서 직접 타보면 온전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부분은 테슬라가 낫고, 이 부분은 웨이모가 낫네' 같은 감상을 담아올 수 있다. 사무실에 앉아서 쓰던 리포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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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구독 사회 - 약과 영양제로 몸을 튜닝하는 시대
정재훈 지음 / 에피케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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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없으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외면하고, 해결하는 '척'만 하는 어설픈 위안만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문제를 똑바로 직시하고 진짜 해결책을 수행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우리의 식단을 둘러썬 수많은 약과 영양제 그리고 그 사이의 해결책들이 그와 같은, 변죽만 울리고 도움은 안 되는 방법들이라면 어떨까?
많은 만성 질환 - 고혈압, 당뇨, 비만 등 - 의 근본 원인은 많은 경우에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음식을 정량 섭취하는 것(그리고 이 책의 표현을 빌자면 '케이크와 우정'을 더하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매일의 식단을 바꾸는 시도가 가혹하다고 느껴 못 본 체하고 (또는 보는 법을 모르고) 한 방에 마법처럼 문제를 해결해 줄 주사를 맞음으로써 병을 극복하려고 하거나, 쓰레기같은 식단을 그대로 유지한 채 영양제 몇 알로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 그게 더 쉽고 편해 보이니까.
이 쉽고 편해 보이는 전략들이 마케팅의 날개를 달면 그야말로 겉잡을 수 없어진다. 자기 돌봄, 갓생, 웰니스, 이런 단어들로 예쁘게 포장된 건강 상품들에 돈을 쓰는데 마치 마음의 안정을 돈 주고 사는 것과 같은 꼴이 된다.

- 그런데도 우리는 ... 마치 괴혈병의 공포에 떠는 17세기 선원이라도 된 양 비타민을 갈구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의 인류는 생존을 위해 무엇이 부족한지도 모른 채 헤맸지만, 현대의 인류는 안심하려고 알약을 삼킨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1조 원을 지불하고, <나는 내 몸을 챙기고 있다>는 안도감을 구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수십 년 생활습관이 만든 결과물을 비타민 몇 알이 뚫고 지나갈 수는 없다.'

- 건강한 심장은 알약 하나로 얻어지는 마법이 아니다. ... 식단은 엉망인데 캡슐만 더한다고 해서 혈관이 청소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 이들이 파는 건 통제감이다. 노화라는 거대한 불안을, 버튼 몇 개 눌러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준다. 하지만 건강은 버튼이 아니라 습관이고, 습관은 실험실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들어진다.

- 내 몸이 보내는 신호 ㅡ 소화, 수면, 배변, 활력 ㅡ 는 그 어떤 유전자 검사나 최신 AI 알고리즘보다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데이터다. 영양제나 진단 키트는 내 판단을 돕는 참고서일 뿐, 정답을 알려주는 답안지가 아니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체 문해력이다.

이 책이 전하는 세세한 꿀팁들 중 몇 가지를 OX퀴즈로 정리해 보았다.
Q. 나와 같은 성별,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이 먹고 과민성대장증후군에 효과를 본 유산균이라면 나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Q.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지므로,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Q. 운동을 하지 않거나 수면이 부족하더라도 단백질 쉐이크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은 무조건 좋다.

정답은 책 '건강 구독 사회'에서 찾을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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