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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호수, 우리가 사랑한 이상한 세계
캐롤라인 트레이시 지음, 김민정 옮김 / 일레븐 / 2026년 7월
평점 :
아름다운 것에 슬픔이 깃들어 있다면 그 풍경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나요. 이 책은 죽어온 혹은 죽어갈 호수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인류가 외면해온 윤리와 사랑을 죽음의 벼랑 앞에서 손 내밀어 이끌어내려는 노력입니다.
(p.23)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면, 당신이 마시는 물은 오언스호와 모노호Mono Lake의 희생으로 얻은 것이다. 샌디에이고 주민들의 식수도 한때는 솔턴호로 흘러들던 물이다. 말라버린 호수의 바닥에서 일어난 먼지 탓에, 인근 주민들은 지금 전례없는 형태의 천식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메마른 소금호수의 바닥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를 몰거나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다면, 그 안의 리튬 버터리는 안데스 고지대 어딘가의 소금호수에서 길어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책의 1장에서는 작년에 가본 미국 서부 솔턴호를 다시 만났고, 페이지를 넘기며 세계 곳곳의 짠물 호수들을 여행하다가 마지막 마치는 글에서 서호주 소금호수에 잠시 머무른 뒤 여정을 끝냈습니다. 부의 축적에 희생당한 솔턴호, 미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황량한 풍경을 다시 눈앞에 그려보며, 당시 저의 눈이 놓쳤던, 호수를 거점 삼아 이동하는 철새들의 날갯짓을 이 책을 통해 새로이 보았습니다. 제가 가보지 못한 호수들도 이 책 속에서 만나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먼지와 악취,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도 끝내 아름다움을 찾는 법을 배우는 과정(p.77)"이라는 저자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들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삶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인류는 눈앞에 있는 자연을 그저 자원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얼마나 대규모로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지를 자랑스러움의 척도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소모하고 낭비한 지구는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어서(이 자명한 사실이 얼마나 자주 무시되는지) 우리의 잘못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내륙 분지의 농경지에서 끌어다 써 증발한 그 모든 물은, 결국 세계의 다른 습한 지역에 비가 되어(p.23)" 내리며,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이는 빙하가 녹는 현상 다음으로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두 번째로 큰 원인(p.23)"이라 합니다. "내 피부 위에 켜켜이 쌓여가는 감각(p.316)"을 잊고 잃은 우리가 "삶의 가치를 규모가 아닌 깊이로 측정"하려면, 짠 맛 나는 소금호수들을 이해하고 애도하고 각자의 지고한 풍요를 온전히 누리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