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챔피언 - 메이크샵에서 몰테일까지
이승환 지음 / 앱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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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처음부터 솔직한 어투로 독자의 강한 공감을 일으킨다. 처음에 서문을 읽으면서 피식 웃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돌직구는 좀 민망하지만 이건 정말 알차고 좋은 책이다. 그러니 서점에서 이 책을 들고 대충 넘겨보고 있는 독자는 꼭 구입하기 바란다. (내 햄스터가 간신히 굶주림만 면할 만큼 먹고사는 게 힘들다.)' 부분이었다. 풋~ 하고 웃긴 했지만 서문에서 부터 벌써 작가와 어느 정도 유대감이 형성이되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 개편된 부서에서 이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는 나에게는 곳곳에 숨어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을 위한 세세한 조언들이 눈에 번쩍 뜨인다. '여러 번 클릭해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던 것을 한 번의 클릭으로 가능하도록 틀을 바꿨더니, 이런 사소한 개편으로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매출이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조언들은 직정 쇼핑몰을 운영할 때만 나올 수 있는 정말 주옥같은 조언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쇼핑몰의 UI가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 향수 쇼핑몰 회사의 김기록 대표는 '쇼핑몰을 쉽게 만들고 저렴하게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팔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이 마음을 알 것같다. 자신이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서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희열... 이 때의 기쁨을 타인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사업인 '메이크샵'은 그 사업 시작부터 이미 대박행진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업 의미'의 씨앗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대로만은 술술 풀리지는 않듯이 큰 뜻을 품고 일본, 미국, 중국 진출했으나 초기에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된다. '할 수 있다'는 정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에 나오는 '초유량 기업'의 조건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너무 이론적이거나 각 기업의 현실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초우량 기업의 현실과 코센의 현실을 비교하는 표를 보면서 또 역시 피식~ 웃음이 터졌다. 초우량 기업은 '엄격함과 온건함을 지녀라'라는 조건을 만족하고 있지만 코센은 '대표이사의 기분은 매일같이 널뛰기다'라는 표현으로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원리가 현실 세계에서는 정말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하나의 반증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작기만 단단한 기업인 코센이 이러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지금 직원 500명을 거느리는 탄탄한 중견업체로 성장했냐는 질문에 어떤 경영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실행력이 높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첫째는 실행이 곧 시장조사다. 미래 예측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기보다 우선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시장이 어떤지 몸으로 부딪혀 하나하나 알아간다.

둘째, 시행착오를 통해 사업모델을 구축한다. 즉, 시행착오를 줄이려 기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획대로 돌아가지 않느 현실을 철저하게 인정하고 상황과 환경에 맞춰 사업모델을 변화시켜 나간다.

셋째, 위의 두가지 원칙을 '최대한' 반복하면서 계속 신사업에 진출한다. 이 부분은 경영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사업에 집중하라'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코센은 신사업에 '작게 시작해서 오래 버티는' 요령을 이미 터득했다. 작은 비용을 투입해서 감을 보다가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보이면 투자를 시작해서 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전략이다. '길게 가는 것', '살아 남는 것'을 목표로 한번 신사업을 시작하면 어떻게든 살려두면서 이를 통해 파생 될 수 있는 또 다른사업기회를 넘보는 전략이다.

이러한 신사업 확장 전략으로 코센이 운영 중인 서비스는 50개가 넘는다고 한다. 직원 500명인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50개가 넘으면 평균 10명이 1개의 서비스에 매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15년동안 경영학적인 이성에 근거한 생존기업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번뜩이는 맹수의 직감과 순발력으로 지금까지 15년을 살아온 기업이라고 아니 그 생존력과 적응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시대에 기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바로 코센과 같은 기업의 처절한 생존기를 통해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책 중간 중간에 본인들을 엄청난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다양한 위기를 맞을 때 마다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발견한 주옥같은 팁들이 박스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모든 기업이 똑 같은 문제에 직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업가들이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아집이나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코센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생존가능성을 높혀갔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존력이 높은 딴딴한 기업을 꿈꾸는 기업가라면 코센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읽어보면서 이들이 거친 숨소리가 생생하게 귀에 들리는 듯 리얼한 기업 생존 스토리를 읽어보면 분명히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소설책을 읽어내려가듯 재미있게 읽었던 기업 생존 분투기에 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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