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에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병을 판정받고 치열하게 살기 위해서 치료를 했던 과정과 19살에 골수 이식을 받고 두번째 삶을 살게된 하수연 작사의 실제 투병기를 일기처럼 정리한 책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책인 줄 알고 편하게 집어들었다가 계속 떨어지는 눈물에 당황하면서 단숨에 끝까지 읽었던 책이다. 중간 중간에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는 비참한 상황을 맞이할 때에도 '절대로 삶의 끈을 놓치지 않고 매 순간 위트있게' 대응하는 젊은 작가의 '치열하면서도 밝고 경쾌한 삶의 태도'가 역설적으로 오버레이 되어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나라면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어린 작가가 대응했던 것처럼 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밝은 시선으로 맞이할 수 있었을까? 자신이 없어지면서, 여리지만 강한 작가의 담담한 대응방식에 가슴이 시리도록 아프고 또 아파서 정말 많이 울었다. 작가는 남의 피를 수혈받지 않으면 한 달도 더 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매번 병원마다 수혈 장소가 모자라서 응급실에서 수혈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자살 시도를 한 응급 환자가 급하게 실려와서 옆에서 응급처지를 하고 살려내는 상황을 맞이할 때면, 어떻게든 살려고 매일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본인과 어떻게든 죽어보고자 하는 다른 사람의 삶이 아이러니하게 교차되어서 한동안 정신이 멍~ 해 질 정도로 마음이 처절해졌다고 한다. 그렇다.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남 줘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울어서 퉁퉁 불어버린 얼굴이지만 마음만은 새로 태어난 듯 설레임으로 두근거린다. 그냥 지금 느끼는 이 감정, 지금 내가 내쉬는 이 호흡 하나, 지금 내가 보는 이 장면 하나 하나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