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대로 말할 수 없어 답답했던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 - 체계적인 정보 정리부터, 보고서·기획서·설명서의 구체적인 작성법과 테크니컬 라이팅까지
카이마이 미즈히로 지음, 안동현 옮김 / 프리렉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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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제목이 긴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 내용 중 Part. 3 정보 정리와 문서 작성 노하우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는 또 내 나름대로의 세계에 빠져 저자의 어느 한 페이지에서 생각에 잠긴다.

페이지 174쪽에서 목적, 문제, 목표, 방침, 정책에 대한 각각의 정의와 각 단게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 각 단계에서 어떤 것들이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펼쳐진다. 그런데, 내게 꽂힌 부분이 바로 이거다. 그래 그렇구나. 그건 꼭 이뤄졌으면 좋겠네 라며 모두가 공통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목적인데, '모두가 공통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이 부분이 지금의 내게는 머리를 강타하는 깨달음 지점이다.

책에서 예시로 나오지만, 협박범이 인질에게 '우리 모두 다 살기 위해서' 손을 빌리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협박범과 인질 사이 공유되어야 할 목적은 '일단은 바다에 빠지지 않고 이 위기를 넘겨 살아남는 것'이 된다.

자, 보자. 내가 답답해하는 조직에서 '목적'이 공유된 적이 있었던가????????????????????

우리 조직의 목적이 뭔데? 우리 국의 목적이 뭔데? 우리 과의 목적이 뭔데? 우리 팀의 목적이 뭔데? 내게 주어진 이 업무의 목적이 뭔데???????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그 다음 세워야 할 목표에 대한 합의도 그 다음의 방침과 정책도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 놈의 목적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너는 무엇을 '목적'으로 일을 하는데?? 우습게도 전혀 상반된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같은 팀에서 서로 혼재되어서 일을 한다. ㅎㅎㅎ 아니, 나만 그런가? 다들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데 나만 다른 목적을 가지고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건가? 그랬군!!

아주 중요한 교훈이다. 목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아니 적어도 목적이 분명해야, 그래야 문제가 보인다는 것. 문제가 보여야 도전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고 그 목표를 향한 방침과 세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

책 175쪽 그림 8-4에서 중간에 '목표' 2글자는 '목적' 2글자의 오타임이 분명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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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막 내린 촛불 민주주의 정치연구총서 7
정한울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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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한국의 정치지형은 각 선거 당시의 이른바 부동층 및 중도층의 향배가 어느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좌우되어 왔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쪽 지지층 30% 국민의힘쪽 지지층 30%는 해당 진영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그래도 상대방 지지로 돌아서지는 않는 '콘크리트 지지'라고 간주하고, 나머지 더 큰 비율을 차지하는 40%가 과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실어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40%의 국민은 무얼을 보고 판단을 할까?

각 양 진영의 30%는 자기네 진영의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기술적 구조 구축에 상당히 애를 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중도층 40%의 눈에는 국민 대다수의 민생과 경제 부분과 무관한 그야말로 자기네 기득권을 더 유리하게 가져가고자 하는 자리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촛불정부 초기 개헌도 중요했고 검찰개혁도 중요했고 적폐청산도 중요했고 남북관계도 중요했지만, 국민의 민생 관련된 정책에서 정부는 무능했다고 보는 것이 대부분의 국민의 시선이다.

저자의 '의제설정 순위론'(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를 정부도 동일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아니면 양자에 큰 갭이 생겨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논리)도 결국 국민 대다수의 당장 먹고살기 힘든 생계에 도움되는 세밀한 정책이 수반되지 않고는 그 어떤 거대한 정치적 아젠다도 국민을 설득하고 더 나아가 지지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논리라고 생각된다.

정치도 행정도 결국 현 정부가 하고 싶은 것만 우선시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곧바로 일선 공무원들이 잘 움직여주지를 않고 민심이반은 더더욱 가속화된다. 그리고, 한 번 이반된 공무원의 마음과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그것을 유지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공무원을 더 휘어잡을 수 있고 그래야 일이 더 잘 진행이 된다. 자기네 진영 30%가 열광하는 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자기도취에 불과하다. 더 힘든 준비와 설득과정을 거쳐 의심쩍은 눈을 거두지 않은 중간 40%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게 부족하니 5년마다 이쪽 저쪽 기회를 줘 보는 국민이 불쌍한 처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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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노랑나비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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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그 여름 노랑나비

저자 한정기

출판 특별한서재

발행 2024.5.21.

중견아동문학가 한정기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아흔 살의 할머니와 중3, 열여섯 살의 손녀 고은이가 함께 지내게 되며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삶에서 더욱 중요한 존재가 되어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외삼촌의 사업이 망하게 되며 함께 살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치매를 앓고 있는 고은이의 외할머니는 고은이네 가족과 함께 살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조용하게 다른 이의 말을 경청할 줄 알며 이야기도 잘하는 할머니를 좋아하고 잘 따랐던 기억이 있지만 아무래도 자기만의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춘기의 고은이는 어쩐지 어린아이였을 때와 같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예쁜 아기가 된 할머니는 자신과 닮은 예쁜 고은이는 못 알아보지만 자신의 젊은 시절인 74년전의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당장 오늘 겪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작품 초반 고은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던 이야기는 할머니의 회상에서는 자연스레 할머니의 시점으로 넘어가고 재기발랄한 고은이의 시점과 차분하고 감성적인 할머니 선예의 시점이 번갈아 진행이 되고 두 사람이 전하는 차이는 독자를 경건하게도 하고, 이야기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은이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좋은 대학, 좋은 직장으로 이어지는 천편일률적인 교육환경 보다 스스로 미래 진로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자유로운 프리랜서를 꿈꾸고 있습니다. 74년전 할머니 선예가 고은이와 같은 나이였을 때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애써 꾸린 삶이 폐허가 되어 가는 것을 목격합니다.

전쟁의 참혹함은 그 이후 두 세대가 지난 고은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할머니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는 감정선과 묘사는 전쟁이 얼마나 개인의 기억속에서 고통을 지워내지 못하는지 조금이나마 가까이에서 느껴보게 됩니다.

지금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평화를 깨는,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지 못한 역사의 현재는 이토록 잔인합니다.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하며 세대를 이해하게 하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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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둬
전민식 지음 / 파람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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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버려 둬

저자 전민식

출판 파람북

발행 2024.4.25.

거대한 기계 궤도가 일상을 지배하는 세계.

그곳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해.

네 곁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 전민식의 신작인 ‘그냥 내버려 둬’는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가 거세된 어떤 미래의 디스토피아의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영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궤도라는 거대한 구조물은 인간이 페달을 돌려 움직이며 도시가 사용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탁수’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1212라고 명명되는 궤도에서 페달을 돌리는 페달러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일에 어떤 동기도, 목표도, 일에 따른 희망도 모른 채 언제나 앞 사람의 뒷모습만 보며 반복적인 노동을 수행할 뿐입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도시에서 최우수 페달러로서 재생과 멈춤이 반복되는 시간을 살던 탁수는 순간순간 망상처럼 각성 되는 기억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어떤 소리에 잠식당하며 자신을 둘러싼 일상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49분 23초, 타이머의 숫자가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불과 1,2분 사이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지금껏 먹구름 너머의 하늘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궁금해졌으며

사실은 처음부터 몹시 궁금해했던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에는 궤도의 도시 말고는 없는지,

왜 노동자들은 페달을 밟아야만 하는지,

페달을 밟아 생성시킨 에너지는 어디로 가는지,

검은 구름 너머에 진짜 하늘은 존재하는지…….

작가는 탁수의 심리를 쫓아가는 독자들에게 무언가에 프로그래밍 되어진 듯 짜여진 틀에 박힌 삶은 어둡고 음울한 디스토피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어쩌면 지금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자각하게 합니다.

디스토피아의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드러나지 않는 세력과의 싸움입니다. 그들이 설계한 도시는 거짓과 위선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계층 간의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엄격한 규칙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며 군림합니다.

결론적으로 작가는 순응이 아닌 왜?라는 끊임없는 의문과 경계를 갖지 못한다면 세상이 정해 놓은대로 흘러가는 수동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거세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각성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그 여정이 궁금한 독자들을 모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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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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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읽기 힘들다. 꼭꼭 씹느라고.

진도가 느리다. 한 꼭지당 한 권의 책들을 나도 읽고 싶어서 공공도서관에 있는지 확인도 하고 그러느라고.

기억나는 이름들 중에서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이름은, 빅터 프랭클, 지그문트 바우만, 잭 런던, 신동욱, 김현철, 클라우디오 아바도, 김호석 등이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이 책을 접하기 이전엔 저자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난 잘 모르고 살아간다.이 책 저자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느냐 여부는 사실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 세상 어느 구석구석에 반짝이는 존재들이 향기로운 인풋 아웃풋을 즐기며 살아가는 내공 쑈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음에 만족한다. 그저 내가 모르는 것일 뿐.

책 읽기와 관련해서는 올해가 내게 뜻깊은 해가 되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50년의 세월 동안 읽은 책보다, 올 한해 읽은 책이 더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책과 가까이 지내고 있는 올해가 내겐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물론 그래봐야 이 책 저자가 매일매일 습관적으로 읽는 시간에 비하면 아마도 1/10도 안되겠지만 말이다.

잭 런던의 소설 이야기가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상류층 여자와 가까워지기 위해서 책에 무섭게 빠져들었던 하류층 남자는 일정 정도 수준의 독서량이 쌓이고 나서는 이제 과거의 그가 아니게 된다. 기존의 벽을 넘고 차원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기존에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더 넓고 더 높고 더 가치로운 것들에 시선이 꽂히게 된다. 우리는 왜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인가? 과거에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사슬을 끊고 더 많은 자유를 얻기 위함이 아닐까?

저자의 공황장애는 의사는 고치지 못하였지만 책을 읽음으로써 치유가 되었다. 독서의 힘은 기존의 나를 알게 하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 준다.

이런 말도 떠오른다. 다른 다양한 책을 많이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두 권이라도 자신을 새롭게 벼리게 해 줄 그런 책을 가까이 하고 계속 읽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읽고 이런 상호 선환은 결국 성장과 성취로 이어지게 될 것임을 58000%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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