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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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저자 Claribel A. Ortega

그림 로즈 부삼라

역자 원지인

출판 보물창고

발행 2023.12.10.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건 알지만... 중요하긴 하겠죠?”

강력한 곱슬머리와 어두운 색의 피부를 가진 마를린은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현실에 회의감을 갖고 있는 사춘기 소녀입니다.

곱슬머리를 펴기 위해 일요일을 미용실에 보내야만 하는 마를린은 사촌언니의 성년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일요일인 아닌 오늘도 미용실에서 머리를 펴고 꽃으로 장식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파티의 주인공 다이애나 언니는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아름다운 외모와 길고 부드러우며 찰랑거리는 금발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를린의 표현에 의하면 완벽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내면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평가합니다.

일반적인 손질로는 관리할 수 없는 곱슬머리 덕분에 마를린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곤 합니다. 곱슬머리를 우아하게 손질하는 것은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인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 같고 그런 외모의 독특함으로 억눌린 자아를 마주해야 하며 타인들이 함부로 외모에 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원인인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

“싫어요! 다 진심으로 한 말이라고요. 언니는 거만하고 못됐어요.

내 머리를 가지고 놀렸단 말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도 되는데, 난 뭔 말을 해도 다 내 잘못이래요.”

이 작품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두 명의 작가 중 클라리벨 A. 오르테가는 도미니카계 미국인이며 그림을 그린 로즈 부삼라는 아랍계 미국인입니다. 글과 그림이 서로 짜 맞춘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펼쳐내고 일러스트로 표현해 내며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머리를 곧게 펴야 동질감으로 사회에 속할 수 있는 분위기, 사실 어떤 문화권에서 살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아니면 평생에 걸쳐 고민하게 되는 정체성과 보여지는 외모에 관한 문제를 신파도 없고 지루한 설교도 없이 그저 담백하고 건강하게 잘 차려진 정찬을 마주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한 권의 책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관한 관점이 단번에 달라질 수는 없지만 고군분투하며 상황을 바꾸어 보려고 언제나 노력하는 주인공 마를린과 마를린이 자기다움을 찾아가는데 조력하는 마를린의 이모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하게 찾아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자각하게 해줍니다.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흐려졌을 때 결핍을 채워줄 비타민과 같은 책이자, 오래 기억에 남을 명문장들과 생명력 넘치는 일러스트 또한 훌륭한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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