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 본인도 그랬을까? 아니면, 유배지에서만 잠시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본 것일까? 세네카 삶 편의 마지막 부분은 큰 실망을 준다. '욕망에 빠져들지 않고,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자기 내면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삶'을 강조한 본인은, 욕망에 빠져들고 남들에게 휘둘리며 타인을 고통에 몰아넣는 삶을 살았다고 하니, 논란의 한 주장인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가능성을 높게 쳐야 할 것인가? 아니, 오히려 인간의 이중성을 온 몸으로 증명해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 책 저자가 제일 강조하듯이, 철학의 가치는 '그 가르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의 방법 익힘'에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50편의 철학적 가르침 모두에게 해당된다. 교조적이지 않고 맹신하지 않으며 다른 모든 가능성에 열린 태도로 더 깊게 생각을 지속하는 것. 그것으로 족하다.
성급하게 답을 도출하지 말자. 법실무가들이야 없는 답을 그 시기에 꼭 내려야 하는 고충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겠지만, 그런 처지가 아닌 우리들은 애매모호함을 철저히 인정하고 드러내면서 그 시기 순간순간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인 듯 하다.
그 자잘한 단정. 그 곳에 무슨 의미가 있나? 그냥 짧은 한 순간의 선입견의 결과이거나 기존의 고정관념의 되풀이일뿐이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