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김인중.원경 지음 / 파람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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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사계절 모두 다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있는가

저마다

그 시절마다 아름답기를

178쪽

청춘만이 아름다운 건 아니다. 40대도 아름답고 50대도 아름답다. 그리고 그 자체 비하의 뜻이 담긴 듯한 '고령자'의 시기도 역시 아니 오히려 아름다울 수 있다.

계절로 치면, 난 역시 초가을이 최고다. 지금이 최고다. 풀벌레 소리 들려오는 새벽 서늘함이 가슴 떨리게 반갑다.

세상사람들은 혼자이면 외롭다고 하지만, 오히려 혼자이면 자유로운 것이고, 또한 세상사람들은 함께 있으면 번거롭다고 하지만, 오히려 함께 있으면 충만한 것임을 일깨우는 스님의 글 속에서 불교 가르침에 녹아든 '양면에 대한 이해'를 느낄 수 있다.

쉼표가 있는 곳에서 쉴 줄 알아야 노래를 잘하듯,

마음에도 쉼이 있어야 합니다.

차를 좋아하는 원경 스님은

"마음이 쉴 때 차의 맑은 기운이 온전히 느껴진다"고 하십니다.

마음이 번거로우면 차 맛도 느낄 수 없다고 하십니다.

195쪽

온전한 쉼 속에 푹 빠져 본 것이 언제였나 싶다. 굳이 '온전한 쉼'이라고 할 필요도 없겠다. 그저 쉼 그 자체.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하루 일상 속에서 반신욕하는 시간, 짬을 내어 걷는 시간 그 모든 시간이 어쩌면 깊은 쉼의 시간이다. 스님의 길지 않은 차와 함께 하는 시간에 버금가는 나만의 쉼 시간이 바로 그것일 수 있다. 굳이 여행, 이탈, 특별함을 찾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래 그러고 보니 덥다고 출퇴근 걷기를 멈춘 것이 요즘 살찌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제 다시 선선해졌으니, 곧 출퇴근 걷기의 쉼을 다시 가동해야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사랑을 하고

소중한 사람이 먼 곳에 있을 때

정중히 안부를 물을 일이다

내 안의 사랑을 퍼주기도 전에

떠나가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여 사랑할 일이다

171쪽

하루에도 열 번 꼭 곱씹을 삶의 지혜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유한성. 유한성을 절절히 느껴야 무한한 마음으로 뜻을 세우고 행동을 세울 수 있다.

미루려고 했던 방문을 이번 돌아오는 금요일 오후쯤 한 번 더 하는 게 낫겠다. 아이 커 가는 실루엣도 보여드리고 간단한 간식거리도 사다드리고, 서우봉에 올라 해질녘 노을을 한 번 노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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