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두렵지 않아요 - 아름다운 소년 이크발 이야기 백백 시리즈
프란체스코 다다모 지음, 이현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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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난 두렵지 않아요

저자 프란체스코 다다모

역자 이현경

출판 주니어RHK

발행 2023.8.25.

전 세계 어린이 노동 해방 운동의 상징이 된 이크발 마시의 이야기를 픽션과 논픽션으로 엮어 탄생시킨 소설입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크발 마시는 어린이 노벨상 이라는 불리는 ‘세계 어린이상’ 첫 수상자이자 네 살이 되었을 때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불법 카펫 공장으로 끌려가 쇠사슬에 묶인 채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일을 했다고 합니다.

네 살, 가족의 빚, 쇠사슬, 하루 열 시간……. 이후로 독자들은 이크발의 삶을 설명하는 단어와 문장들, 그가 미성년으로서 겪은 비인간적인 잔인함과 무법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토록 작은 아이가 무자비한 폭력과 노동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면서도 원망과 비관 대신 택한 것은 아이들이 노동에 착취되지 않고 자신이 당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을 희망하고 바꾸어 가는 것에 헌신하기로 합니다.

책의 저자 프란체스코 다다모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이크발의 고향인 파키스탄에 가본 적도, 이크발을 만나본 적도 없지만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지닌 단 열두 해를 살다 간 작은 소년의 생의 궤적, 자유를 향한 해방 의지, 어린이 노동자들의 실태와 참상을 책을 통해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어느 가정에서 일하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녀 파티마의 시각으로 진행이 됩니다. 파키스탄 출신의 파티마는 자유를 박탈당한 채 모진 학대를 받으면서도 고향에서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방직기 앞에 앉아 일을 해야만 했던 과거를 회상합니다. 그리고 이크발이 한 말을 떠올립니다.

“내가 돌아오면 매일 연을 날리자.”

어린 노동자들에게 사소하고 평범한 놀이와 여유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음이 저 단 한 문장으로 설명이 되는듯합니다.

국가가 존재하고 법이 있음에도 빛이 비껴간 곳의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있지만 빚을 진 그들은 아이를 쇠사슬이 채워지는 끔찍한 노동의 그곳에서 데려오지 못합니다. 경찰도 아이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고 결국 누구도 신뢰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구원의 순간이 오기는 할까요.

드디어 ‘연을 날리는 봄’이 왔다. 난 항상 마음속으로 그때를 그렇게 불렀다. 산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던 그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바람은 처음에 차가웠으나 깨끗했다. 해가 뜨면 찬 바람이 누그러들면서 구름과 도시의 연기와 먼지들을 실어 갔다. 그리고 몇 달 동안 사방에 스며들어 있던 빗물과 습기를 말려 주었다. 마침내 우리가 미소 지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미래의 희망으로 키워져야 할 아이들이 영문도 모른채, 일하는 의미도 모른채 불법 공장에서 쇠사슬에 묶여 만드는 것은 카페트입니다. 공장의 주인들은 유럽 상인들에게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자신만 부자가 되어 갑니다. 국가의 모든 것은 부패하였고 법이 없다고 아이들의 목소리가 절규합니다.

에샨 칸은 고집스러웠다. 그렇다. 무엇보다 그는 자기 생각과 사명에 대해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어른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우리 부모들은 지쳐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살았다.

우리 부모의 부모, 또 그 부모들도 그렇게 살았다.

그들은 인생이란 게 항상 그런 것이어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수확물은 주인이 가져가고 소들은 병들어 죽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그들의 인생과 자식들을 데려갔다.

“늘 그랬단다.”

부모들은 언제나 이렇게 말했다.

나 역시 에샨 칸을 만나기 전까진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쇠솨슬로 방직기에 묶인 채 카펫을 짜는 것이 자연계 질서의 일부라고,

피할 수 없는 불행한 운명의 일부분이라고 믿었다.

좁고 더러움으로 가득하고 폭력과 고된 노동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자유를 향한 의지를 키우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은 무엇인지,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투쟁의 시간과 고난의 여정을 거쳤는지의 이야기는 결국, 아이들의 불법 노동과 인권유린과 착취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독자들이 취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게 합니다.

책에서 아이들의 자유를 찾는데 큰 역할을 해 준 것은 노예 노동 해방 전선이라는 단체입니다. 노예, 노동 해방이라는 단어가 어린이들과 상관없는 것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이 책은 타인의 고통과 고난을 통해 내가 평화롭고 자유롭게 누리는 넉넉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비춰보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닙니다. 동시대를 살며 한 마음으로 정의로움을 기반으로 누구나 평등한 기본권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며 음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어떻게 구하고 도울 것인가에 관한 토론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와 경제를 책임진 현 세대의 각성과 미래세대의 희망들, 하늘에 있는 이크발 마시. 이 모두가 평안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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