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정오의 선택
한영미 지음, 백대승 그림 / 테라미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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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열한 살 정오의 선택

저자 한영미

그림 백대승

출판 테라미아(TerraMea)

발행 2023.8.1.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꾸준히 써내려오고 있는 아동문학가 한명미 작가의 열 한 살 정오의 선택은 수상 경력이 있는 유니크한 표지의 신간입니다.

이야기는 가정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엄마와 엄마를 기다리는 주인공 소년, 번번히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의 모습을 관찰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찬란하고 아름다우며 행복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것만 주고, 좋은 것만 바라보게 하고 싶은 것이 양육자의 희망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아마도, 어쩌면 이야기 초반 가정 폭력에 무기력하게 노출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읽히지 않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을 직면하는 것은 몹시 불편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그것을 용기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도록 하는 것 또한 먼저 어른이 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겠지요.

엄마의 가출은 점점 길어지고 주인공 소년 정오와 아빠의 일상은 흐트러져만 갑니다. 엄마로부터 방이 구해지면 데리러 온다는 연락을 받기는 했지만 생활은 균형을 잃어가고 아빠는 엄마를 원망하여 가까운 가족들과도 대립각을 세우기만 할 뿐입니다.

불행했던 생활 중에도 사랑하는 엄마가 있어 견뎌왔던 정오가 가정 폭력을 일삼던 아빠와 단둘이 남겨졌을 때 기분이 어떠했을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옵니다. 정오가 엄마 없는 위태로운 힘든 시간을 그나마 보낼 수 있는 것은 집 근처 수변로에서의 명상 덕분입니다. 상상일수도 있는 명상의 순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우연히 그곳에서 만난 명상하는 할아버지가 정오의 명상을 돕습니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는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보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아빠를 벗어나 숨어 지내며 스스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지키는 정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빠의 주사가 견디기 힘든 날에는 수변로 산책길을 걷고 명상도 하며 마음의 힘을 키워 나갑니다.

아이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 다는 설정이 다소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이야기를 풀어가고 이어가는 다양한 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될듯합니다.

해체된 듯 보여지는 정오의 가족이 다시 화해하고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결말로 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꼬박꼬박 화분에 물을 주었더니, 정말 3일 만에 나팔꽃 싹이 돋아났다.

마치 흙 속에서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처럼.

여름이 다 되어 싹을 틔운 나팔꽃은 무럭무럭 잘 자랐다.

이 정도 속도라면 방학하기 전에 꽃도 피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돌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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