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항우울제 대신 시를 처방해 주세요 - 오늘도 잘 살아 낸 당신의 마음을 토닥이는 다정한 심리학 편지
성유미 지음 / 서삼독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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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선생님, 항우울제 대신 시를 처방해 주세요

- 오늘도 잘 살아 낸 당신의 마음을 토닥이는 다정한 심리학 편지

저자 성유미

출판 서삼독

발행 2023.6.30.

우리는 병리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부침을 겪고 괴로워한다. 원인은 내부에서 또 외부에서 찾을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마음이 조각나고 때로는 자신을 책망하고, 때로는 회피하며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 그럴 때, 그러니까 몸과 마음이 너덜해져 가만히 서 있는 것 조차 힘이 들어 지독한 악몽 같은 현실을 겪게 될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처구니없게 단 한 줄의 문장에 너절한 상처가 봉합되고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말에 쪼그라든 마음이 활짝 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다친 마음을 회복시키고 보듬는 것들의 힘은 대단치 않아 보이는 것에서도 이렇게 찾을 수 있다. 마음을 채운다는 것의 힘이란 실로 대단하다.

하나의 문장, 하나의 그림, 하나의 노래, 하나의 시. 어느 순간 우리 주위에 언제나 존재하는 이런 소소한 것에서 큰 공감과 울림, 회복의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오늘의 책 ‘선생님, 항우울제 대신 시를 처방해 주세요’에서 다시 한번 같은 위안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

‘선생님, 항우울제 대신 시를 처방해 주세요’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감정이 아니라고 말할 때’ 등의 작품 활동으로 진료실 너머의 세상과도 꾸준한 소통 중인 성유미 선생님의 신간이다. 그녀는 신간 발표의 의미를 서두에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진료실에서 내담자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항우울제를 처방해 주는 일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다독일 수 없다는 아쉬움을 보완하고 싶다는 뜻에서 썼다.

진료실에서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19개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는 이 책은 내가 외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어지고 이어지는 모든 문장은 격렬하지 않지만 차분함과 공감, 해결의 조언을 품고 다양한 이유로 자신 또는 타인과 갈등하고 반복하는 오늘의 우리를 야단치지 않으며 너르게 다독이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한 질문 19개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끝까지 해낸 일이 하나도 없어요,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쓸데없는 관심이 싫어요, 그냥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있어요, 저만 맞춰 주면, 저만 잘하면 모두가 편하대요 등 내가 고민해 보지 않았던 내적 고민이 모두 들어 있었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나를 좀 먹는 게으름, 소심함, 가족과의 문제 등 보편적인 이야기에 작가만이 가진 해결을 위한 조언과 그에 맞는 시(詩)가 관점을 다각화하고 문제를 명료하게 하여 객관화하고 실제 직면해 풀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언제나 내가 왜 이럴까? 또는 저 사람은 왜 그럴까?』에 관해 가지고 있던 의문들이 눈에 딱 맞는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처럼 모호한 감정과 상황을 구체적이고 근원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수를 맞추어 준다.

많은 인간관계가 있지만 인생을 살며 빼놓을 수 없는 친구란 존재에 관한, 작가가 이야기하는 친구에 관한 조언도 깊이 와닿는다.

그렇지만 잊지 마세요.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는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지나친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일이 없어요. 관심이 나와 상대방의 관계가 아니라 내 내면으로 향해 있으니까요.

사소한 일에도 서운함을 느끼고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 현상에 대한 조언도 인상 깊다. 이 부분은 정말 나와 비슷해서 몇 번이고 암기하듯 보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한없이 기대고 싶은 마음, 엄마나 사랑하는 사람이 무조건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상대가 나를 가장 소중하게 대해 주길 바라는 마음, 이런 마음들은 어쩌면 사람이라면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품고 있는 욕구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염려와 한숨, 걱정을 이렇게 따뜻하고 차분한 분석을 해주는 친구가 곁에 있으면 좋겠다. 작가의 속 깊은 조언은 책을 통해 그다음 어떤 이야기를 해주는지 들어보길 바란다. ‘치유로서의 시’라고 표현하는 작가의 시의 세상이 얼마나 안온하고 마음을 채우게 하는지 함께 경험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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