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 우크라이나에서 온 열두 살 소녀, 예바의 일기
예바 스칼레츠카 지음, 손원평 옮김 / 생각의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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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

- 우크라이나에서 온 열두 살 소녀, 예바의 일기

저자 예바 스칼레츠카

역자 손원평

출판 생각의힘

발행 2023.2.24.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사는 번쩍번쩍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정해진 일터로 출근할 수 있고, 학교가 있는 이런 평범하고 평온한 우리 가족의 삶을 사랑한다. 이런 보통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두렵다.

‘당신은 전쟁을 몰라요’는 우리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던 열두 살 소녀 예바 스칼레츠카가 써 내려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잔혹한 레포트이자 보통의 삶이 전쟁으로 인해 어떻게 파괴되고 황폐해 가는지에 관한 참담한 실화를 그려내는 책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간의 전쟁은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비극의 순간들이다. 두 나라간의 전쟁으로 우리나라가 입는 피해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 있지만 예바 스칼레츠카의 일기에서 그것조차 얼마나 잔인한 행태인지 깨닫게 된다. 전쟁은 이것을 일으킨 당사자에게는 일상의 일부처럼 아무런 타격감도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그 위험이 더 크게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미디어를 통해 말쑥한 모습으로 전쟁의 성과를 영웅에 빙의된 듯 나열하는 모습은 그들의 판단으로 무고한 국민들의 희생과 무너진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어쩌면 그것이 악마의 모습일지도.

두근거리며 12살 생일을 맞이하고, 생일 파티를 기대하며, 친구들과 볼링을 치러 가며,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아름다운 도시에서 일상을 만끽하던 예바에게 불행은 순식간에 들이닥친다.

할머니의 아파트에는 이탈리아제 가구로 가득 찬 커다란 부엌이 있다.

부엌 한구석에 놓인 화분 안에서는 키 큰 야자나무가 자란다(우리 집엔 식물이 많다).

나는 마사지 기능을 갖춘 커다란 욕조에서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는 걸 즐긴다.

우리 집은 하르키우 북동쪽 외곽의 멋진 동네에 있는 예쁜 집이다.

숙제가 많은 날이 많다.

숙제를 다 하고 나면 나는 TV를 틀고 편안한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게 바로 내 삶이다.

그렇다. 러시아에 대한 소문과 속삭임이 있긴 했지만 그뿐이다.

그냥 말 일 뿐인 것이다.

2월 14일의 내 삶은 평범하다.

그리고 15일, 16일, 17일이 지나

2022년 2월 24일 이른 오전까지도 내 삶은 평화롭다.

이 작은 열두 살 소녀의 일상을 무너뜨릴 자격이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공포와 두려움으로 급작스럽게 시작된 전쟁, 대비도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맞은 폭격은 모두를 패닉에 빠지게 하며 삶을 빠르게 망가뜨린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불운하고 불행한 소식들 속에서 힘겹게 버티며 포기하지 않고 삶을 꾸려가며 소녀의 일기는 극악한 현실에서도 결코 나약하지 않은 미래의 희망을 품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전진하는 소녀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해 본다.

2022년 3월 18일

열두 살 우크라이나 소녀 예바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난민이 된 수백만 명 중 하나다.

예바는 긴 여정에 대한 일기를 써 왔고

지금은 아일랜드에서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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