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우리는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문경민 지음, 이소영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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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우리는

 

 

저자 문경민

그림 이소영

출판 우리학교

발행 2023224

 

 

나의 열세 살은 이렇게 치열했는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남기게 하는 책, ‘열세 살 우리는의 요약된 느낌이다.

 

등단 이래 아동문학가로서의 굵직한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는 문경민 작가는 열세 살 우리는을 통해 출생 이래 가장 심리적으로 불완전하며 불안정한 시절을 겪는 함께 통과하는 아이들의 우정과 성장으로 나가는 삶의 순수한 과정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가지는 숙명이자 운명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루미와 보리는 초등 6학년, 열세 살 소녀들입니다. 둘은 서로를 가장 친한 친구로 꼽는 매우 친한 친구 사이이기도 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아빠가 같은 직장을 다니는 특별한 관계이기도 했지만 회사의 희망퇴직으로 인해 서로의 가정에는 조금씩 변화 즉, 불안과 갈등의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위축되지 않고 당당한 를 만들어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언제나 안전하고 든든하게 나를 지켜주고 보듬어 주는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 없이 자존심을 지키며 당당하기란 매우 큰 노력이 필요로 하는 것임을 어른이 되어 이해하게 되었지요. 작가는 가족과 가정이라는 존재가 가치관과 삶의 태도가 시작되는 사춘기 직전의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꼼꼼하고 예리한 필력으로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보리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켰다.

아빠가 좋아하던 노래를 검색한 뒤 재생시켰다.

 

천천히 이어지는 서글프로 아름다운 멜로디가 온 세상을 가득 채웠다.

 

뉴스에서 들었던 고함도, 이를 악문 아빠의 목소리도,

힘없이 들어오는 엄마의 발걸음 소리도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노래는 아름다웠다. 오늘을 살았듯, 내일도 살아 보자고,

내일을 향해 그저 걸어가 보자고, 오늘 하루를 사느라 스고 많았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는 가사를, 이 노래를 아빠는 혼자 흥얼거리곤 했다.

보리는 음정을 신경 쓰지 않는 투박한 아빠의 노래를 좋아했었다.

 

 

어느 순간 세상이 공평하고 평등한 것인줄 알았던 세상이 사라지고 세상에는 쉽게 넘을 수 없는 진입장벽이 곳곳에 존재하며 절대 공평하지도 정의로운 것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혼란이 파도처럼 덮치는 삶의 부조화를 작가는 열세 살 아이들의 관점으로 그려내며 어른들의 부끄러운 마음을 따끔하게 합니다.

 

아이가 없었다면 아마도 문경민 작가의 책을 접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나름 고단한 사춘기를 겪었던 한 사람으로서, 아직 미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위로를 받았다고 작가님께 고백하고 싶습니다. 끝없는 허들이 세워진 것 같은 삶의 연속에서 잠시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줘 감사합니다. 놓치지 말고 필독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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