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 장시정 대사의 외교안보 에세이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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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이 책을 손에 잡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모르던 것들, 그리고 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다른 관점을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저자는 오랜 시간 외교관 생활을 해 온 전문가이다. 특히 독일어권 근무를 많이 했다고 하고, 독일 함부르크 총영사를 역임한 경력이 있다.

이 책 맨 뒤에 소개된, 저자가 이 책을 위해 활용한 참고문헌이 50여 권이 넘는다.

미국은 우리보다 국토가 한없이 크고

사회구성도 다르고 기축통화도 가진,

그래서 경제 운용의 멘탈이 많이 다른,

또 무엇보다도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나라다.

한마디로 '넘침'의 나라다.

이에 반하여 '결핍'은 독일인들이 역사적으로 겪어 온 경험의 기초였으며,

그래서 지속가능성은 그들이 오래전부터 천착해 온 주제였다.

미국 시스템은 에펠탑과 같다고 했다.

구글, 애플, 하버드대학 등 아주 높은 첨탑을 가지고 있지만,

평균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있다.

독일의 시스템은 생각건대,

함부르크가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음악당인

'엘프필하모니'와 같다. 꼭대기는 미국보다 낮을지라도

그 평균치는 더 높고 단단하다.

바로 가족기업, 미텔슈탄트와 히든챔피언들이 떠받치고 있는 나라다.

279쪽

우리의 시각에서 미국식과 독일식을 양분해서 비교할 때, 위와 같이 본질적인 상호비교의 글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래, 그렇구나!!

이 책에서도 그 표현이 인용되기는 하는데, 탱자와 귤에 대한 이야기처럼, 원래 그 곳의 기후와 풍토에 맞던 것이 새로운 곳에 오면, 그 새로운 곳의 역사 전통 문화 의식수준 물질적 수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것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모방에 그치면 안 되고, 그것을 재해석해서 새롭게 재탄생시키면 그것은 창조와 다름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많이 커졌다. 그들의 깊은 고민이 부럽다. '다당 구조가 되더라도 대화와 협의로 합의를 성취해 나갈 수 있는 전통과 역량'이 가장 크게 부러운 영역이다.

우리나라의 정부형태가 대통령제임에도 일부 측면에서는 마치 의원내각제처럼 운영되고 있는 사실, 의원을 내각에 기용하는 것은 파행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점, 의원내각제로의 검토는 지금 국민이 국회에 대하여 갖는 신뢰도가 바닥 밑 지하실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안타깝게도 매우 곤란하다는 점, 대통령제 하에서 과연 연동형 비례제도가 적합한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 등 저자의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중국, 일본, 북한을 바로 지척에 두고 있는 우리의 안보 외교 군사현실에서 북한의 핵보유 기정사실은 결국 우리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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