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독립군이 되다 - 고정욱 청소년 역사소설
고정욱 지음, 김옥희 그림 / 명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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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소년, 독립군이 되다

- 청소년 역사소설

저자 고정욱

그림 김옥희

출판 도서출판 명주

출간 2022.11.10.

초등 고학년인 우리 아이는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읽고, 경험하며 자발적으로 수년째 일본 제품 불매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광복절이 되면 질 좋은 종이에 정성스레 태극기를 그리고 나무를 이어 붙여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베란다 게양대에 아침 일찍 걸어 놓곤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며 우리가 사는 나라의 과거의 아픔을 이해하고 현재 세대가 할 수 있는 찾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대견하고 기특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읽은 ‘소년, 독립군이 되다’는 아마 이런 우리 아이에게 애국심과 역사를 인식하는 또 다른 이정표가 될 듯 합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로 아동문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꾸준한 작품활동 중인 고정욱 작가는 이번에는 역사소설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불행한 것은 일제 식민지의 역사가 끝나고 독립한 새 나라를 세웠을 때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친일파들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 친일파들이 새 나라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물론 나라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교과서에 잘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입니다. 그것이 역사의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진실을 알면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게 됩니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는 20세기 중반에 끝났지만 여전히 그 잔재는 뿌리 깊이 현재에 남아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 있습니다. 작가는 광복 당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님의 암살 등 어지러운 정세 안에서 친일 행적을 했던 친일파가 기득권 세력으로 그 기세를 이어가며 청산이 되지 않아 오늘날에 이른 것을 통탄하며 글을 적어내려 간 듯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많은 조선의 국민들이 독립을 위해 싸우다 희생을 당하고 문화유산을 약탈당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민족자결주의를 주장하는 등 안팎으로 격변의 시기가 연속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소년 치영은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지만 웃음이 많고 밝은 소년입니다. 소학교 친구들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모두 치영이네처럼 가난한 소작농은 아닙니다. 치영이의 소꿉동무 동숙이에는 방앗간을 하는 마을 유지였고 승덕이네 아버지는 땅 부자이며 재필이네 아버지는 순사와 함께 다니며 힘을 과시하곤 합니다. 소문에 의하면 승덕이 아버지는 밀정을 한다고도 하지요. 아이들의 배경은 복잡하고 미묘하지만 아직은 그런 이해관계가 피부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3.1운동이 일어나고 부모님으로부터 소학교 선생님이자 치영이의 담임선생님이 독립선언문을 읽었단 소식을 듣고 또 그런 선생님을 몰래 숨겨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치영이는 선생님을 좀더 안전한 비밀장소로 숨기게 되고 그후로 비밀리에 선생님의 식사를 챙기는 등 물심양면 지원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조마조마하고 가슴이 아프고 손에 땀이 나게 합니다. 몰입력이 상당합니다. 작가는 스토리를 진행함과 동시에 역사적 사실들을 중간중간 배치하며 집중력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을사보호 조약과 분노를 일으키며 등장하는 을사오적의 매국노들.

치영이가 숨겨 드렸던 선생님은 학부모인 누군가의 밀고로 붙잡히게 되고 치영이는 이 일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같은 반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마도 대부분 일본에 협력하는 이들이 많았나 봅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조선의 독립을 믿고 소신을 굽히지 않는 치영이가 멋있습니다. 가치관이 충돌하는 세계에서 어느덧 치영이는 건장한 어른으로, 아버지의 뒤를 잇는 농부로 성장한 모습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순사들의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조선의 독립’을 가슴 깊이 품은 어른이 되었지요.

청년이 된 치영이는 조선의 독립뿐 아니라 세상의 부조리함과도 싸우는 열혈전사가 되어갑니다. 자신의 신념과 아버지의 유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맹렬하게 살며 독립군이 되는 치영이는 지금의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책을 읽고 우리 아이가 더욱 열심히 불매운동을 이어나갈 듯 싶습니다. 대한독립만세를 한번 더 외치게 되는 멋진 역사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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