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족함. 내 주위 사람들의 한계. 내가 속한 조직의 문화. 우리사회의 모습.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해 주는 이 책이 감사하다고 느꼈다.
특정한 행동 하나하나의 잘잘못에서 벗어나 더 크고 넓은 관점으로 도대체 그 사람은 왜 그런 언행을 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 명리학이 주는 밝은 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해서 어떤 이치 같은 것.
갈등 영역을 다루다보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고 그 속내 그러니까 입장 이면의 실익이나 이해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그 과정 속에서 상대방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누구나 인정하는 '정답'과는 무관하더라도 당사자끼리 어떤 합의를 이루면 그 자체로 성취로 보는 이론을 접하게 된다.
명리학. 사주. 운명. 그리고 이것의 극복과 변화. 하지만, 오히려 내게는 "사람 참 안 변한다" "태어난 생겨먹은 대로 죽을 때까지 직진한다"는 진부한 명제가 오히려 현실의 대부분이라고 여겨진다.
크레온같은 사람, 안티고네같은 사람에게 소통을 기대하기 힘들다. 죽음 또는 죽음같은 큰 계기를 겪고 나서야 아니 그런 것을 겪고 나서도 그저 그 운명은 그대로 직진이 아닐까 한다.
밖에서 변화를 시킬 수는 없다. 언제나 내부에서 스스로 변해야 한다.
어제 언쟁을 두 번이나 했다. 머리에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서너개 떠올리지만, 어쨌든 그 상황에 휘말린 나 역시 그 수준에서의 다툼 당사자에 불과하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난 어떻게 행동할까? 내 타고난 천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