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마음 작은 아이 미래의 고전 64
김윤배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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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큰 마음 작은 아이(미래의 고전 64)

저자 김윤배

출판 푸른책들

출간 2022.10.20.

깊은 시골 마을인 무봉마을 정이네 인삼밭에 수확을 앞둔 인삼 반을 도둑맞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기 산골짜기 마을에 수확을 앞둔 인삼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같은 마을 사람들일 것이라는 꽤 논리적인 추리에 들어갑니다. 우발적 범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을의 누군가가 외부에 정보를 주었고 그건 필시 무봉마을의 뜨내기이자 전과자인 두노 아빠가 강력한 용의자가 되는 무성의한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매우 빈약한 구조를 가진 이 추리는 금새 마을 전체에 사실인 마냥 소문이 나게 되고 누군가는 아직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추측만으로도 큰 고통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말과 의심은 돌고 돌아 두노가 다니는 학교에까지 소문은 퍼지고 두노 아빠와 정이 아빠는 충돌하게 됩니다.

아동문학가 김윤배 작가의 신작은 ‘사람’에 대해 집중하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대를 무조건 의심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사실관계 파악이전에는 중도를 지키려는 지혜로운 사람도, 부당한 일에 용기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구성원들로 인해 상황이 막장으로 치닫는 것을 적절히 조절해 줍니다.

무봉마을에도 많이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지배구조가 존재하고, 민심은 많이 가진 자에게 향상 열려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감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실수로 생긴 전과자라는 낙인은 편견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봉인 장치가 되어버립니다. 단순 오해로 생긴 실수였지만 절도죄의 범인으로 몰고 간 경찰들 또한 세상의 주변부에 머무는 이의 말은 잘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집 나간 아내와 아내를 찾는 아빠, 그리고 남겨진 아이. 세상은 이들이 세상 귀퉁이에 편안하게 발 디디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두노와 정이는 같은 반입니다. 눈에 두노가 보이는 것만으로도 싫어하는 정이. 주변으로부터 값싼 동정을 사기도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별명으로 부르며 놀리는 정이를 두고만 보지 않고 응징도 할 줄 아는 두노는 그저 나약한 소년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과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세계가 존재함을 어린 나이에 실감합니다.

결국 우리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않으면 미움과 불신이 생겨나게 되는 것임을 작가는 다양한 에피소드 안에서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른이지만 서투른 사람들, 서투른 아이들이지만 성장하려는 아이들, 반목되지만 화해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한 현실이 어떻게 조금씩 조금씩 변화해 가는지 보여줍니다. 매일매일 자라는 아이들이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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