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의 이유 있는 가출 - 망가진 명태 고향 살리기 프로젝트 우리 땅 우리 생명 7
이성엽 지음, 정은선 그림, 변순규(국립수산과학원) 도움글 / 파란자전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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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명태의 이유 있는 가출(우리땅우리생명 7)

망가진 명태 고향 살리기 프로젝트

저자 이성엽

그림 정은선

출판 파란자전거

출간 2022.8.25.

바다가 메말랐는지 날이 갈수록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물고기들이 한꺼번에 이사라도 간 것 같았다. 명태마을이라 불리며 시끌벅적하던 어판장엔 명태는커녕 다른 고기도 많지 않았다.

고기가 잡히지 않자 사람들은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고, 마을 곳곳엔 빈집이 늘어났다. 빈집 앞마당엔 키가 큰 잡초만 누렇게 말라 멀뚱히 주인 없는 집임을 말해 주었다.

고기잡이 어선을 기다리는 대진항의 어판장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게 시작됩니다. 물고기를 가득 채운 배가 들어올 때면 엉성하게 그물에 걸려 흘려지는 고기를 잡기 위한 장대 낚시를 하기 위해 마을의 아이들은 분주해집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아이들 사이에선 눈치싸움과 치열한 자리다툼이 일어나지만 어쩐지 들어오는 배들은 빈 그물만 건져 들어옵니다. 장대 낚시를 해서 용돈을 벌려던 태인이도 이날은 아무런 수확없이 터덜터덜 돌아오지요.

변화란 그것의 영향에 있는 모든 것들의 삶과 그 형태를 바꾸어 놓습니다. 영향력은 얼마만큼인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어 기대가 또는 공포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에 우리에게는 기후 변화가 그렇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가속으로 기후 변화가 생기게 되었고 지구 곳곳은 자고 일어나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불쑥불쑥 생겨나 혼란과 공포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항구가 있는 양지마을이란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사람과 환경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며 파괴되어 가는 것들이 개인의 삶에 어떤 파급력을 가지고 위기로 몰아가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을 우선 우리가 어떤 목표를 공유하여 모두가 협업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양지마을은 대대로 명태를 잡아가며 삶을 일궈가는 마을입니다. 명태는 한류성 바닷물고기로 추운 곳에서 살아가는 물고기이다 보니 따뜻한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물고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국민 생선이라 불리며 서민들의 밥상을 지켜오던 물고기였지만 이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한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잡히지 않는 생선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며 더 이상 명태잡이로 살아갈 수 없게 된 양지마을에는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합니다. 수온이 올라간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이로 인해 누군가의 삶은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나와는 상관 없는 문제일까요? 양지마을 다음엔 우리 마을의, 바로 우리에게 맞닥뜨린 잔인한 현실이 될 것입니다.

명태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은 굿을 벌이기도 하고 어떤 다른 이들은 논리적인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마을의 어촌계는 명태가 다시 우리 바다에서 부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개인이 기후 변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 바다에서 뛰놀던 명태의 행방불명은 비단 수온이 높아진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가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차분히 들여다보고 해결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방법으로 안내합니다. 모두가 협업해야만 하는 문제들인 만큼 이 책이 교육 현장에서도 널리 활용되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의 각성으로 이끄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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